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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크 엘리엇은 하버드 대학에서 중국사와 내륙 아시아사를 강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학원 과정에서 만문사료 연구 강좌와 만주어 초급과 중급 강좌를 개설하여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연구 분야는 다양하지만 주로 만주족의 민족성을 주로 연구해왔고 만문사료를 연구했다. 이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가 본 책이다.
작가정보
미국 버클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샌타바버라 대학교와 미시건 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신청사: 내륙아시아 제국 청과 승덕New Qing Imperial History: The Making of Inner Asian Empire at Qing Chengde≫, ≪건륭제: 천자, 세계인The Qianlong Emperor: Son of Heaven, Man of the World≫등이 있다.
번역 이훈
고려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김선민 고려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계명대학교 중국학과 교수로 있다.
번역 김선민
목차
- 서론 만주족에 대한 문제
민족주권과 팍스 만주리카 | 만주의 법도 | 만주족인가 기인인가? | 후기중화제국의 민족성에 대한 재고찰 | 야만족과 중국인: 역사상 만주족에 대한 상반된 견해들 | 한화와 만주족 | 새로운 서술
1부 팔기사회의 구조
1장 팔기와 만주족의 기원
팔기란 무엇인가? | 만주족 기원의 신화 | 여진족은 누구인가? | 건주여진의 후예 | 권력의 기반: 팔기의 형성 | 정체성의 기반: 홍타이지 시대의 팔기와 만주국가 | 몽골팔기와 한군팔기 | 민족의 서열과 팔기 내의 지위
2장 만성: 산의 호랑이
입관 전의 주둔지 | 청 점령의 개략 | 만주족 차별주의와 북경 분할 | 지방의 만성 | 답답한 숙소 | 점령에 대한 생각 | 이중 주둔 체제―팔기와 녹영
3장 황제의 사람
팔기 관료제의 성격 | 주방 장군 | 부도통과 다른 관리들 | 민정 관리와의 관계 | 기인 구제 | 분노와 칭찬: 주접 | 팔기 행정과 만주족의 나라
2부 기인 생활의 유형
4장 철밥그릇과 팔기의 특권
위장에서 | 수렵에서 전쟁으로 | 황제의 녹을 먹는 것 | 특권층
5장 한인 속에서
만한일가 | 집안 싸움 | 민족 간 거래 | 만주족과 한인 간의 중재 | 주인과 노예 | 민족 간의 갈등과 공존
6장 외래 거주인
만주족의 샤머니즘 | 만주족의 이름과 작명 관습 | 만주족 여성의 위치 | 만주족의 분산 거주 | 고향만 한 곳은 없다 | 삶과 죽음의 문제 | 외래 거주인
3부 18세기의 위기
7장 만주족의 법도는 어디로?
문화변용과 만주족의 법도 | 풍요로운 삶을 살다 | 국어 언어를 잃어 가다 | 언어와 정체성
8장 팔기제 구하기
팔기제의 비용 | 빈곤의 길 | 팔기 안의 이급 신분 | 족보와 팔기 호구제도의 개혁 | 가변적인 정체성 | 뒤쳐진 집단: 팔기의 한인들 | 한군팔기를 희생시키다 | 팔기와 만주족
결론 만주족의 정체성과 중국 지배
만주족은 어떻게 차별성을 유지했는가? | 무엇이 중요했는가?
책 속으로
북경 거리에 만주족이 갑자기 나타난 것도 뜻밖이었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들이 성공적으로 권력을 통합한 것이 특히 그들 자신에게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만주족 황제가 1912년까지 계속 통치하리라고 1644년에 예견한 사람이 과연 있었을까? 이 점이 역사가에게 많은 흥미로운 문제들을 제공한다. 그중 첫 번째 기본적인 문제는 ‘소수민족 통치의 문제,’ 즉 “중국인에 비해 대략 350대 1로 소수였던 만주족이 어떻게 중국을 정복할 수 있었으며, 어떻게 거의 300년 동안이나 통치할 수 있었는가”라는 미묘한 문제이다. 곽말약은 이런 말을 했다. “청이 중국에 들어와 200년 이상 통치한 것은 기적이다.” 이와 관련된 또 하나의 문제는 “중국 역사에서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한인이 아니라 퉁구스족인 만주족이 중국을 통치한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점이다(34~35쪽).
나는 만주족의 정체성과 민족주권이 존속된 이유는 그것이 만주족의 제도와 특별하게 겹쳐 있었기 때문이고, 이 가운데 특히 1601년에 만들어진 팔기 때문이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만주족의 지배는 군기처 같은 기구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났지만 팔기제보다 더 만주적인 것은 없었다. 청 황실은 습관적으로 팔기를 ‘국가의 근본’이라고 불렀다. 이 책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그 말의 의미를 탐색해보는 것이다. ‘만주족의 역사적 정체성을 위한 유일하고 확실한 기구’는 황제보다도 팔기였다. 팔기는 만주 헤게모니의 뚜렷한 표상이었다. 결국 만주족 본연의 문화적 을 원형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되었지만, 청조는 적시에 팔기제를 개혁해서 제도적인 방어막을 지켰고, 그 기반 위에서 만주족의 정체성을 지켜 나갔다. 이 개혁은 1720년대에 시작해서 본 연구의 하한 시기인 1770년대까지 지속되었으며, 파멸적인 재정부담으로 위협받고 있던 팔기제의 수명을 연장해 주었다. 결국 문화변용이 일어났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왜냐하면 청조는 만주족의 정체성―내가 논하려는 것은 민족적인 면이다―을 팔기를 통해 유지했기 때문이다(49쪽).
내가 민족성을 역사적 맥락에서 논의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는 자신이 연구하는 시기에서 민족적 범주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범주가 정말로 민족적인 것이며 근대적 민족의식의 의붓아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 경우 에릭 홉스봄이 “현재의 욕망을 과거에서 읽어내려는 것”이라고 정의한 시대착오의 위험성은 두 배로 늘어난다. 우리는 민족사학의 ‘정통성’에 대한 현재적 주장을 피해가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과거의 주장에 대해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객관성에 대한 희망을 모두 포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관적인 태도이다. 로제 샤르티에는 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역사학 담론은 언제나 흔적과 기호에 의존하는 지식으로서 과거의 사실을 그 목적으로 삼는데, 이 과거의 사실을 유효하고 설명 가능한 방식으로 재구성했다고(혹은 최소한 다른 것보다 더 유효하고 설명 가능한 방식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것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고 나 역시 이에 충분히 답했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서 내가 확신하게 된 것은 원칙적으로 민족성의 작동과정이 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시의 민족집단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민족의식에서 흔히 발견되는 요소 가운데 하나만 들어보면) 자신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대한 해석(혹은 더 노골적으로 표현해서 조작)이라는 전략을 의식적으로 채택해왔다. 만약에 오늘날 만주족이 현재의 필요 때문에 18세기의 과거를 재구성한다고 해도, 그것이 18세기 만주족의 민족성이 반드시 현재의 역사가들의 회고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18세기 만주족들이 당시의 필요 때문에 자신들의 17세기의 과거를 재창조했다고 해도, 우리는 정복 시기 만주족의 민족성을 건륭기 조정 내 이론가들의 과거지향적 환상으로 치부해버릴 수만은 없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청대 만주족과 오늘날 스스로 ‘만족’이라 부르는 집단의 차이가 무엇이든, 청대 만주족은 자신을 규정하기 위해서 모든 시기, 모든 장소의 민족집단과 거의 같은 종류의 과정을 거쳤다(58~60쪽).
출판사 서평
만주족은 정녕 한인에 동화되었는가?
역사가들은 한인에 비해 약 350대 1의 적은 인구를 가졌던 만주족이 어떻게 260여 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을 안정적으로 통치할 수 있었는지 그 원인과 동력을 탐구해왔다. 그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주로 중화주의적 견지에서 제시되어왔다. 다시 말해 만주족은 국가 통치의 이념으로 한인의 주자학을 수용하고, 그럼으로써 한인 지주와 사대부 지식인 계층의 지지를 획득한 덕분에 무난히 중국을 통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만주족은 자신들의 언어와 상무정신을 상실하고 결국 완전히 한화되어 한인 속으로 융해되었다는 것이 대다수 학자들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인 마크 엘리엇은 이러한 주장에 정면으로 반대한다. 푸른역사에서는 만주족이 한화되었다는 종래의 주류 담론에 이의를 제기하며 만주족이 팔기제를 기반으로 민족성을 유지하고 이를 통치에 활용했다는 점을 밝힌 ≪만주족의 청제국 ≫(원제: Manchu Way: The Eight Banners and Ethnic Identity in Late Imperial China)을 출간했다. 저자인 마크 엘리엇은 1993년 버클리 대학에서 〈외래거주인: 중국에서 만주족의 경험 1644-1760〉(원제: Resident Aliens: The Manchu Experience in China, 1644-1760)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샌타바버라 대학교과 미시건 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재임하고 있다. 그는 하버드 대학에서 중국사와 내륙아시아사를 강의하고 있을 뿐 아니라, 대학원 과정에서 만문사료 연구 강좌와 만주어 초급과 중급 강좌를 개설하여 가르치고 있다. 그의 연구 분야는 다양하지만 그동안 주로 만주족의 민족성에 천착해왔고 만문사료를 연구해왔다. 이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가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청사, 중화주의적 틀에서 탈피하기
청대에 만주족의 민족적 정체성이 계속 유지되었다는 마크 엘리엇의 주장 이면에는 청제국을 고찰할 때 중화주의적 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놓여 있다. 즉 종래의 동화 혹은 한화의 시각으로 만주족을 고찰하면 청제국의 일면만이 드러나기 때문에 전모를 보기 위해서는 내륙아시아적 시각으로 고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청제국의 통치가 내륙아시아적 전통선상에 있었다는 시각은 일찍이 일본제국주의하에서 정치적 목적과 함의를 띄고 나타난 바 있고, 데이비드 파쿠아나 조셉 플렛쳐 같은 선구적 학자들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학문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약 10년 전 구미에서다. 1990년대 말부터 구미 학계에서 나타난 이러한 시각의 연구 경향은 이른바 신청사New Qing History라고 불리는 학문적 영역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신청사 학파에 속하는 연구자들은 그간 만주족의 관습이나 청조 통치의 다면적 측면 등을 다양하게 연구해왔는데, 그 가운데서도 마크 엘리엇은 접근하기 어려운 주제인 ‘민족성’을 다루었다는 면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고 할 수 있다.
팔기제, 만주족이 민족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반
이 책에서 마크 엘리엇은, 만주족이 거대한 청제국을 성공적으로 통치할 수 있었던 동력이 중국적 정치 전통을 적절히 수용했을 뿐만 아니라 만주족 고유의 민족적 정체성을 청조가 멸망하는 순간까지 유지한 데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만주족이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기반을 청대의 사회·군사조직인 팔기제에서 찾는다. 청대 내내 모든 만주족은 팔기의 일원이었고 청조는 팔기를 통해 만주족에게 만주족 고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주입했다. 바로 이러한 목적 때문에 청조는 국가재정의 심각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그때까지 팔기제를 포기하지 않고 고수했다. 팔기제는 무술연마와 근면강직을 강조하는 만주족의 전통을 중심으로 기인들을 하나의 민족집단으로 결집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따라서 이 책은 청대 만주족의 민족성ethnicity에 깊이 천착하고 청사를 만주족의 민족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재해석한 노작이다. 아울러 팔기제를 만주족의 민족성이라는 새로운 각도에서 재해석한 역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이제야 번역되어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되는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다.
민족성을 둘러싼 논쟁
이 책은 출판된 후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많은 논쟁이 발생했다. 우선 전근대 시기의 ‘민족성’을 다루었다는 것 자체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민족성이란 근대의 산물로 인식되어왔는데, 마크 엘리엇은 근래 민족성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를 원용하여 민족성의 성립이 청대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과감한 견해를 제기했다. 또 하나의 논쟁은 저자가 팔기에 포함된 만주족, 몽골족, 한인 기인이 모두 만주족과 등치되어갔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일어났다. 이러한 측면의 논쟁과 함께 청조의 특질이 만주족의 민족성과 정체성의 유지에 있는 것인지, 혹은 만주족·몽골족·한족·티베트족·위구르족을 모두 아우르는 보편군주적 황제권에 있는 것인지도 아직 논쟁 중이다. 만주족, 한족, 몽골족으로 구성된 팔기를 만주족과 등치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신청사 학파의 청대 민족성 문제에 대한 관심은 청사와 만주족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마크 엘리엇은 그 가운데서도 민족성의 문제를 정면에서 가장 첨예하게 다루었다는 사실이다.
만문사료, 청제국의 전모에 접근하는 통로
마크 엘리엇은 청제국을 고찰하기 위한 통로로 내륙아시아적 시각을 도입했고, 그 통로를 헤쳐나가기 위한 도구로 만주어와 만문사료를 활용한다. 그간 만문사료는 엄청난 양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대사 연구에 그다지 많이 활용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일단 만문사료를 이용하지 않고 한문사료를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청대사 연구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했고, 만주어와 만문을 연구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습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나 마크 엘리엇은 동일한 사안을 다룬 문건이라도 한문사료와 만문사료에는 내용에 차이가 있고, 그러한 면이 바로 청제국의 다양한 모습과 전모에 접근하는 통로가 된다는 점을 간파하여 만문사료를 연구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한 그는 탁월한 어학 실력을 바탕으로 중문, 만문, 일문, 서양문의 방대한 사료와 논저들을 활용하여 이 책을 구성했다. 그간 청대사를 다룬 많은 논저가 나왔지만 이 책만큼 많은 만문사료를 이용한 연구는 없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의 구성은 서론, 본론 8장, 결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론에서는 만주족의 역사가 중요한 이유와 그 역사를 해석하는 데서 발생하는 몇 가지 문제를 설명한다. 본론은 3부로 나뉜다. 1부의 3개 장은 팔기제의 기원과 정치적·민족적 구조의 발달을 묘사한다. 2부도 3개 장으로 구성된다. 2부에서는 팔기에 소속됨으로써 그들의 생활방식이 한인과 달라지고 그래서 결국 만주족이 기인旗人으로 변화하였음을 다양한 방면에서 상세히 고찰한다. 3부의 2개 장은 만주족의 정체성과 제도가 1720년대 옹정 연간에 동시에 변화되는 모습을 논하고, 옹정과 건륭 연간 만주족의 문화와 사회사의 핵심적인 면을 고찰한다. 결론에서는 본론을 요약하여 만주족이 자민족 고유의 언어와 관습을 대부분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만주족의 민족적 정체성은 팔기제의 존속에 힘입어 시종일관 유지되었음을 주장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079042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12월 21일 | ||
쪽수 | 764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The Manchu Way: The Eight Banners and Ethnic Identity in Late Imperial China/Elliott, Mark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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