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subMenu
미국인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 "저는 한국을 요약해서 설명하지 않아요"
2024.03.20
▲ 지난달 출판된 신간 ‘한국 요약 금지’ 저자 콜린 마샬. 그는 뉴요커,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등 해외 매체에 10년 넘게 한국 관련 글을 기고하는 미국인 칼럼니스트다. 어크로스

▲ 지난달 출판된 신간 ‘한국 요약 금지’ 저자 콜린 마샬. 그는 뉴요커,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 10년 넘게 한국 관련 글을 기고해 온 미국인 칼럼니스트다. 어크로스



서울 = 서애영 기자 xuaiy@korea.kr

K-팝부터 K-뷰티까지, 전 세계를 매료시킨 K 브랜드의 종주국. 이런 설명이 과연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두 단어 혹은 한 줄로 압축된 표현으로 한국을 요약하고 정의하는 건 불가능할지 모른다.

뉴요커,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 한국 관련 글을 기고하는 미국인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이 지난달 펴낸 신간 ‘한국 요약 금지’에는 요약되지 않은 한국의 순간들이 가득하다. 그의 이야기 속에서 한국인, 한국어, 나아가 한국이라는 나라는 다양한 시선으로 뻗어 나간다. 한국에 K라는 이름표가 얼마나 작은지를, 한국을 섣부르게 요약하려는 시도는 또 얼마나 지루한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지난 8일 코리아넷과 인터뷰에서 마샬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을 분석하고 설명하거나 막연한 긍정과 부정으로만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그냥 제가 경험한 한국을 있는 그대로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사랑과 매료의 대상이자 좌절과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럴수록 한국을 더 알고 싶고 저와 한국의 관계는 점점 더 깊어져 가죠"

마샬은 미국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이후 한국에 관심을 가져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생활했다. 그곳에서부터 한국에 관한 글을 써왔다. 지난 2015년 한국으로 이주를 결정한 후 지금까지 한국에 산다. 그의 글은 도시, 건축, 문화와 언어 등 한국의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한국 요약 금지’의 다수 원고는 마샬이 지난 10년 넘게 영어로 기고한 글이다. 이번 출간을 위해 한국어로 번역하고 재구성했다. 일부 원고는 직접 한국어로 쓴 글이다.

▲ 미국인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이 펴낸 신간 ‘한국 요약 금지’ 표지. 서애영 기자

▲ 미국인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이 지난달 펴낸 신간 ‘한국 요약 금지’ 표지. 서애영 기자



한국에서 소소하게 스쳐 지나가는 일상은 모두 마샬에게 글쓰기 소재가 된다. 길거리에 주차된 현대차 포니, 스타벅스 바리스타의 명찰에 유머스러운 영어 이름까지. 이방인으로 한국에서 사는 불편함이 분명히 보이지만 날카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 바탕에는 한국을 향한 깊은 애정이 담겼기 때문이다.

그는 TV 프로그램 ‘한국 기행’을 보고 실전으로 옮겨 한국 지방 도시 구석구석을 탐구한다. 유튜브 채널 ‘겨울 서점'으로 한국 문학을 공부하곤 한다. 거주하고 있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까치산시장을 비롯해 방방곡곡의 전통시장에선 한국인의 진한 인정과 사람 냄새를 느낀단다.

책이 출판되고 나서 독자들의 반응에 마샬은 "한국을 잘 모르는 외국인을 염두에 두고 항상 글을 써왔는데 저의 글이 한국어로 출판되고 한국인의 관심까지 받아 놀랍다"고 웃었다.

이어 그는 "한국어로 글을 쓸 때 영어보다 훨씬 느리고 표현과 단어 사용도 열 번, 백 번 더 고민하지만 그래도 나중에는 한국어로 더 많은 글을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을 이해하고 싶은 외국인은 꼭 한국어책을 읽어야 한다는 마지막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제가 한국어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 전문가도 아니지만 항상 손에 놓지 않는 한국어책이 있다"면서 "책은 한 나라를 이해하는 기본이기에 한국을 알고 싶다면 한국어책을 읽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요약 금지. 마샬의 글에서 한국의 다른 오늘을 발견하고 새로운 내일을 상상하는 일이 마냥 즐겁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게시물이동

이전글
K-방역, 세계보건기구 코로나19 대응 모범사례 평가
다음글
"민주주의 발전은 청년 참여 확대로부터"
열람하신 정보에 만족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