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역에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첫 항공위성이 23일 성공적으로 우주로 향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하면 한국은 세계 7번째로 항공 분야는 물론 국방과 물류,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전략 분야에 정밀하고 신뢰도 높은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체계를 갖춘 나라가 된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오전 6시 50분께(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센터에서 항공위성 1호기가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항공위성 1호기는 이날 위성보호덮개(페어링) 분리, 1단 로켓 분리 등의 과정을 거쳐 발사 후 약 28분 뒤인 오전 7시 18분쯤 발사체에서 성공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항공위성 1호기는 앞으로 12일간에 걸쳐 한반도 상공 3만6000km 정지궤도로 서서히 이동하게 된다.
이날 발사된 항공위성 1호기는 에어버스가 제작한 말레이시아의 미아샛 통신·방송용 위성을 KT샛이 15년간 임차한 것이다. 여기에 GPS 위치 정보신호 오차를 보완한 위성항법보강시스템(SBAS) 신호를 중계하는 중계기를 실었다.
한국이 세계 7번째로 개발한 항공위성서비스(KASS)는 현재 GPS 오차범위를 획기적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만들었다. 정지궤도에서 GPS 위성에서 쏜 신호는 대기권의 전리층을 통과하면서 굴절되며 오차가 발생하는데 그 오차의 정도가 수평 15m, 수직 33m에 이른다. 좁은 골목길이 연이어 있는 도심에서 콜을 받은 택시가 옆골목으로 잘못 들어서거나 GPS 신호가 높은 건물의 숲으로 막히는 서울 강남 테헤란로 등에서 엉뚱한 위치 정보가 뜨는 문제 등이 생기는 이유다.
KASS는 GPS 신호를 수신해 지상기준국과 중앙처리국에서 오차를 보정하고 정밀위치정보를 다시 항공위성으로 보내 GPS 신호를 이용하는 전국토 이용자에게 송신하는 원리다. 한반도 상공에 24시간 떠 있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누구나, 무료로 신호를 이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내비게이션, 드론,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위치기반서비스 산업에 더욱 정밀하고 신뢰도 높은 위치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항공기에 정밀한 위치정보를 제공해 항공 교통량을 늘리고 항공 안전을 도모하고자 2014년부터 1280억원을 투자해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에 7개의 기준국, 2개의 위성통신국, 2개의 통합운영국 등 지상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번에 발사된 항공위성 1호기 외에도 항공위성 2호기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ICAO는 GPS 오차에 따른 항공기 안전 문제와 지연결항,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SBAS를 항공용 위성항법시스템으로 표준화하고 전세계로 확대하는 방안을 세웠다. 미국과 유럽,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은 이미 국가 위치정보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GPS 위치정보를 보정하는 정밀위치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관제실을 찾아 항공위성 1호기 발사 생중계 상황을 직접 참관하고 연구진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연구자들은 “KASS 개발과정에서 많은 노하우를 축적했지만 무선증폭기, 발진기 등 위성 탑재체 핵심 부품의 외국 기술 의존도가 높아 핵심 기술의 국산화가 시급하다”며 “천리안3호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등을 포함해 항공위성 3·4·5호기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항우연 관계자와 KT샛 관계자를 비롯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을 추진 중인 한화시스템, 내비게이션 맵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티맵모빌리티 관계자가 참석해 향후 위치정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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