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현재 달에 다시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972년 미국의 탐사선인 아폴로 17호가 달에 착륙한 이후 50여 년 만에 재개되는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성능의 로켓인 SLS(Space Launch System)를 사용하게 될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발사 후 무인 형태로 달을 선회하는 과정이 올해 말에 시작되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다.
이후 2년 뒤인 2023년에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두 번째 단계는 유인 우주선이 달 궤도를 선회한 후 지구로 귀환하는 것이고, 그 다음 해인 2024년에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세 번째 단계는 최초의 여성 우주 비행사가 달 표면에 착륙하는 것으로 짜여 있다.
그런데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재미있는 점은 주요 임무를 실행하게 될 기본 우주선 외에 여러 개의 작은 미니 우주선을 함께 실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으로는 솔라세일(Solar Sail) 우주선을 활용한 장거리 탐사 임무를 꼽을 수 있다.
솔라세일의 동력은 태양광과 태양풍
솔라세일이란 우주에서 돛을 편 채 태양광과 태양풍을 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우주선을 말한다. 돛에 부딪히는 태양광과 태양풍을 통해 우주 공간을 항해하는 솔라세일은 기존의 화학연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우주선과는 전혀 다른 신개념의 미래형 우주선이라 할 수 있다.
솔라세일은 장점이 많은 구조다. 4개의 돛대가 활짝 펴진 채 돛을 잡고 있어서 태양광을 태양풍을 최대한 받을 수 있다. 별도의 연료가 필요없는 만큼,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솔라세일이 우주공간에서 나아갈 수 있는 힘의 근원은 바로 태양광 입자인 ‘광자(photon)’에 의해 발생하는 압력과 태양에서 나오는 바람인 ‘태양풍(Solar Wind)’ 덕분이다.
광자가 물체에 부딪힐 때 그 표면에는 압력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광압(Light Pressure)이라고 부른다. 태양풍도 이와 유사한 개념이다. 바람이라고 표현은 하지만, 사실 엄밀하게 말하자면 태양풍은 플라즈마(plasma) 상태의 입자들이 태양의 중력권을 벗어나 우주공간으로 뻗어 나가는 현상이다.
광압이나 태양풍이 에너지원인 만큼, 처음 가속력은 매우 미약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는 공기에 의한 저항 등이 없기 때문에 지속해서 빛과 바람을 받으면 고속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천문학자들의 예상이다.
비록 학자들의 이론상 계산일 뿐이지만 솔라세일로 명왕성까지 가는 시간이 5년 정도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최소 7년 이상이 소요되는 현재의 화학연료 로켓보다도 더 빠른 속도다.
다만 솔라세일은 태양으로부터 에너지원을 얻어야 나아갈 수 있기에 태양으로부터 거리가 너무 멀어지면 제대로 된 추진력을 낼 수 없다. 빛의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하여 약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돌파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태양광 대신에 강력한 레이저빔을 쏘아서 솔라세일을 움직이게 하는 아이디어도 제시되고 있다.
솔라세일 우주선 개발 목적은 지구 근접 소행성 탐사
태양에서 나오는 빛과 바람을 이용하는 솔라세일 우주선 개발을 NASA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포함시킨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솔라세일을 부착한 ‘NEAS(Near Earth Asteroid Scout)’ 우주선을 개발하기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구 근접 소행성 정찰이란 의미의 NEAS는 말 그대로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을 감시하는 임무를 가진 우주선을 가리킨다. 작은 우주선에 솔라세일을 부착한 후,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는 소행성을 탐사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따라서 NASA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NEAS를 포함시켜 솔라세일의 작동부터 조종까지 모든 경험과 지식을 축적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시키고 있다. NEAS가 감시할 예정인 소행성 1991VG다. 이 소행성은 약 10m 정도 크기의 작은 소행성으로서, 지구와 근접한 궤도를 따라 태양 주변을 공전하고 있다.
NASA가 NEAS의 목표물로 1991VG 소행성을 선택한 이유는 특이한 모양과 독특한 궤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워낙 크기가 작아 망원경 관측만으로는 한계가 있지만, 일부 천문학자들은 소행성이 아니라 사실은 우주선에서 떨어져 나간 로켓이나 혹은 연료탱크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렇게 정체가 불분명한 소행성을 관측하기 위해 NASA는 NEAS를 보내 어떤 주장이 맞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만약 일부 천문학자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NEAS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포함된 NEAS 우주선이 모든 임무를 마무리한 후 2025년경이 되면, NASA는 현재 규모보다 16배나 더 큰 솔라세일을 장착한 중형 우주선 솔라크루즈(Solar Cruise)를 발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NEAS가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을 감시하는 임무를 가진 우주선이라면, 솔라크루즈는 태양을 관측하기 위한 우주선이다. 대형 솔라세일을 이용하여 태양에 접근한 뒤, 태양의 극궤도 (polar orbit)을 공전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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