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AFP 연합뉴스

네덜란드와 이탈리아가 심각한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네덜란드는 마르크 뤼터 총리가 내각 총사퇴를 발표했고, 이탈리아는 연정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의회에 신임 투표를 요청했다.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15일(현지 시각) 보조금 지급을 둘러싼 국가적 혼란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며 내각이 총사퇴한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국세청은 2012년 이후 육아 보조금을 부정으로 받아갔다며 2만6000가구에 대해 조사를 벌여 그중 수천 가구에 대해 보조금을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가구별로 많게는 4만8000유로(약 6400만원)를 반납해야 했고, 이런 조치가 이혼·파산·실직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BBC는 “서명 누락과 같은 사소한 오류를 이유로 돈을 도로 내놓으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졸지에 사기꾼 취급을 받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 국세청이 조사한 대상의 40%가량이 이중 국적을 가진 유색인종인 것으로 나타나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렀다. 유색인종이 보조금을 허위로 타낸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는 얘기다. 뤼터 내각은 총사퇴했지만 오는 3월 정기 총선이 예정돼 있어 그때까지 관리 역할을 맡게 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콘테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가 18일 하원에서, 19일 상원에서 실시된다. 오성운동과 민주당에 이어 연정의 세 번째 정당인 ‘비바 이탈리아’가 연정 탈퇴를 선언하자 콘테 총리가 연정 붕괴를 막기 위해 스스로 신임 투표를 요청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비바 이탈리아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가 이끄는 정당으로 코로나 방역을 둘러싸고 콘테 총리와 갈등을 벌였다.

이탈리아 언론은 콘테가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수 지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콘테가 신임 투표에 실패하면 정국은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경우에 따라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