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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발견된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 사람간 전파 아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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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발견된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 사람간 전파 아직 없어

2022.08.12 15:34
8월 4일 중국 연구팀이 인수공통감염병을 유발하는 랑야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랑야바이러스는 땃쥐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GIB 제공
8월 4일 중국 연구팀이 인수공통감염병을 유발하는 랑야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랑야바이러스는 땃쥐를 통해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GIB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코로나19)처럼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 동물 바이러스가 중국 동부에서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바이러스가 사람간 퍼진 사례가 없고 치명적이지도 않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이다.

 

새로 발견돼 보고된 바이러스는 '랑야바이러스(LayV)'로 RNA 바이러스 중 하나인 헤니파바이러스의 일종이다. 발열, 기침, 피로 같은 호흡기 증상을 유발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송진원 고려대 의대 교수팀이 발견한 감악바이러스와 대룡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유사하고, 숙주도 동일하다는 연구결과가 12일 공개되기도 했다.

 

랑야바이러스의 존재는 중국 베이징 미생물 및 감염병 연구소 연구팀이 8월 4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연구팀은 랑야바이러스가 우수리땃쥐와 작은땃쥐 등의 숙주를 통해 인간에게 전파됐을 것으로 봤다.

 

아직 랑야바이러스가 사람간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다. 연구팀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중국 동부 산둥성과 허난성 3개 병원에서 발열 환자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35건 중 단 한 건도 서로 연결된 사례가 없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환자 9명과 그들의 가족 구성원 15명에 대해서만 역학조사를 실시했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랑야바이러스에 감염된 35명의 환자들은 대부분 농부로 확인됐다. 증상은 기침부터 심각한 폐렴 증세까지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발열 증상이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기 한달 이내에 동물과 접촉한 경험이 있었다.

 

연구팀은 환자가 사는 마을에서 염소, 개, 돼지, 소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25종의 야생동물을 포획해 조직과 소변 샘플을 채취해 확인했다. 그 결과 몇몇 염소와 개에서 랑야바이러스 항체가 존재했고 총 262마리의 땃쥐 중 27%에서는 랑야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감염돼 있다는 의미다. 이는 땃쥐가 바이러스의 숙주라는 것을 암시한다.

 

아직 랑야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파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치명률이 높지 않아도 이번 사례로 인수공통 감염병이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60% 이상이 동물에서 유래했다. 

 

송진원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바이러스는 대개 자기 숙주에 머물러 있지만 랑야바이러스처럼 RNA 바이러스는 변이가 계속 일어나며 어느 순간 종간 벽을 뛰어넘는 순간이 온다"며 "도시개발로 사람과 야생동물이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인수공통 감염병이 문제가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홈즈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 사람과 동물을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교수도 "아직 랑야바이러스의 사람간 전파 사례는 없었고 치명적이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한국에서도 유사한 바이러스가 발견된 만큼 발열자를 대상으로 한 기초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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