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할수록 주목받는 조국·유시민의 ‘정치’

정환보 기자

조 전 수석, 청 나오자마자 페북글로 대일 여론전 가속

유 이사장, 유튜브 방송 등 외곽서 한국당 의원 비판

‘정치 안 한다’며 현안 발언…고도의 정치행보 분석도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노회찬 의원 1주기 추모 전시회 자원봉사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왼쪽 사진).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진행하고 있다. 조국  페이스북·알릴레오 캡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27일 노회찬 의원 1주기 추모 전시회 자원봉사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왼쪽 사진).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진행하고 있다. 조국 페이스북·알릴레오 캡처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54)이 28일 대일본 여론전을 재개했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전까지는 ‘망중한’을 즐길 것이라던 예상은 빗나갔다.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60)은 지난 27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자유한국당 의원 등을 비판했다. 이들은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정치적인’ 비정치인 두 사람의 영향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페이스북에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과 조선·중앙일보 등의 동조 논리를 비판하는 글을 네 차례 올렸다. 그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참여정부의 민관공동위원회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끝냈던 것처럼 보도했다”며 백서 내용을 소개했다. ‘한일청구권협정은 민사적 채권·채무 해결을 위한 것’ 등의 내용이었다. 그는 “2012년·2018년 대법원 판결은 이상의 참여정부 입장과 동일한데, 일본 정부는 이를 부정·매도하면서 경제전쟁을 도발했고,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은 동조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른 게시물에서 한일청구권협정 관련 1965년, 1991년, 2000년 일본 정부 당국자의 의회 답변을 소개하면서 “아베 정부가 과거의 입장을 뒤집고 한국을 공격한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이에 동조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1시간쯤 뒤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정독할 필요가 있다”며 대법원 판결문 링크를 걸고 “한국 정당과 언론은 일본 주장에 동의하는지, 아니면 한국 정부·대법원 입장에 동의하는지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민정수석 재직 당시 “애국이냐, 이적이냐” “친일파라 불러야 한다” 등 격한 어조의 게시물과 기사 링크를 열흘 동안 44건 올렸던 그가 민정수석 외투를 벗어던지면서 홀가분하게 여론정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 수석은 전날 노회찬 정의당 의원 1주기 추모 전시회장에서 자원봉사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으로서 ‘법은 만명에게만 평등하다’고 일갈한 고 노회찬, 그가 그립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전날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정치를 하려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수 없다”며 “(곡해 보도가 많아) ‘하기 싫다’는 표현을 찾았다. 그만큼 강력한 의사 표시”라고 강조했다. 또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올린 ‘일본놈들’ ‘발광’ 그런 단어들을 보면 막스 베버가 말한 비창조적 흥분상태에 빠진 사람이 어떠한가 볼 수 있다. 정치 하다보면 그런 경우가 다반사”라고 비판했다.

지난 24일 녹화된 ‘알릴레오’ 시즌 1 마지막 방송이 이날 공개됐다. 유 이사장은 알릴레오에서 ‘독기가 사라졌는데 착해진 것인가, 연륜이 쌓인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남자가 60이 다 돼서 바뀌는 것 봤나. 성공적으로 감추면 바뀐 것”이라고 했다. 유 이사장은 내년 총선 국면이 본격화하는 추석 직후 ‘알릴레오’ 시즌 2를 재개할 계획이다.

유 이사장은 전업 정치인을 거부하고, 조 전 수석은 “나는 행정부형 인간”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잠재적 대선주자로서 주목도는 높아지고 있다. 정치를 안 한다면서,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한국당 등을 비판하는 것 자체가 고도의 정치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이미 유권자들도 “(조국·유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을 정치적 시각으로 바라보지, 안 하려고 한다는 것으로는 안 본다”(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는 것이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야권이 반발하고, 여의도 정치가 어려워진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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