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김 IVI 사무총장 기조연설
실패율 93%… 제약사 위험부험 막대
각국 의료정보·기술 집약해 활용해야
실패율 93%… 제약사 위험부험 막대
각국 의료정보·기술 집약해 활용해야
국제백신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은 4개월만에 무에서 유를 창조해 표적집단에 대한 시험단계까지 진입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제롬 김(사진)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은 18일 온라인으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0'(BIO KOREA 2020) 기조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공조의 성과를 이같이 강조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전지구적 협력을 통해 전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6~18개월 내에 코로나19 백신 개발이라는 과제를 달성하려면 글로벌 협력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게 김 사무총장의 주장이다. 특히 전 세계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개발사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축적된 임상 데이터에 기반한 국제공조가 그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보통 백신 개발에는 5~10년의 기간, 5억~15억 달러의 비용이 들며 실험실에서 시작해 3상 임상시험을 거쳐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거치는 동안 실패율이 93%에 달한다"면서 "이 때문에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 위험부담이 막대하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면서 국제 공조를 위한 기구들이 출범을 했으며 현재 이들 기구들을 중심으로, 전세계에서 모인 기금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단축시키는 것 역시 각국의 코로나19 정보와 의료기술을 집약하고 활용하는 글로벌 공조 속에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2017년 1월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 출범 이후 짧은 시간 동안 10억달러 이상의 기금을 한국 등 전세계 국가들, 빌앤멀린다게이츠 재단 등으로 부터 모금해 유행병 백신 개발에 투자 중"이라며 "백신개발 투자에는 비축된 자금을 갖춘 단체가 있어야 임상 시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CEPI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전염병인 '전염병X'라는 것에 대해 대비해 오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이 전염병X와 패턴이 일치하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중순에 중국이 코로나19 유전자 배열을 발표한 직후, CEPI는 4개월 안에 백신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제안서를 발표한 바 있다. RNA 백신 개발 기업인 모더나와 큐어백, DNA 백신을 만드는 이노비오, 독자적인 단백질 백신 개발법을 보유한 퀸즐랜드 대학 등 4개 단체가 CEPI 자금을 지원 받았다.
김 사무총장은 "현재 이들 중 두 개 단체가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한 상태며, 백신이 코로나19에 적절한 면역반응, 방어반응을 일으키는지 시험 중"이라면서 "이제 CEPI가 우리를 위협하는 문제에 대한 전세계적 솔루션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발병 기간 내에 백신을 만들 수 없게 되면, 백신 개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부은 정부와 기업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손실을 입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 백신개발을 위해 글로벌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그는 임상 소요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과거에 수집된 임상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슷한 플랫폼을 이용해 임상 전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이전 임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야 백신 개발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이노비오 백신은 이전 동물실험이나 코로나19 이외의 메르스, 지카 등 다른 질병의 임상시험에 사용된 적이 있다"며 "이노비오 백신의 DNA백신 플랫폼의 안전성은 데이터가 증명해 준다. 덕분에 미국 FDA가 해당 백신 시험의 한 단계인 동물독성 시험단계를 면제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되면 백신의 최초 구상부터 동물실험, 임상시험을 거치게 될 때까지 수개월을 아낄 수 있다"며 "이같은 방법을 통해 여러 규제 당국들이 가이드라인 만들어 기업들이 해야할 일들에 대해 이해를 돕고, 백신 임상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사무총장은 우리나라가 국제 공조를 통해 만든 '라이트 펀드(RIGHT FUND)'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는 백신 개발을 목적으로 한국 정부와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 LG화학,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종근당, 제넥신 등이 공동 출자해 만든 것이다.
그는 "한국 정부는 RIGHT라는 기금을 조성해 백신연구에 기여 중"이라며 "일본의 'RIGHT'라고 할 수 있는 'GHIT' 역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자금을 조달해 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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