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에서 獨 입지 탄탄히 굳힌 41세 외교장관 '주목'

김태훈 2022. 5. 16. 15: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거의 3개월이 돼가며 서방의 반(反)러시아 포위망 구축이 한층 공고해지는 가운데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선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부 장관에 국제사회 시선이 쏠린다.

개최국인 독일 외교장관으로서 배어복 장관은 나토의 미르체아 제오아너 사무차장, 그리고 세계 최강대국이자 나토 최대주주인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회의를 주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獨, 러시아 침공에 소극적 대응하다 국제사회 '뭇매'
배어복 외교장관, G7·나토 회의 주도하며 존재감 ↑
키이우 '깜짝' 방문으로 獨·우크라 관계도 개선시켜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나토 외교장관 회의가 열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왼쪽부터), 미르체아 제오아너 나토 사무차장,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베를린=AP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거의 3개월이 돼가며 서방의 반(反)러시아 포위망 구축이 한층 공고해지는 가운데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선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부 장관에 국제사회 시선이 쏠린다. 지난해 12월 외교장관이 된 그가 최근 독일에서 잇따라 열린 G7(주요 7개국)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독일의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 회의는 핀란드·스웨덴의 나토 회원국 가입 신청 발표, 그리고 이에 대한 나토의 적극적 환영 의사 표명 등으로 전 세계 이목을 끌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개최국인 독일 외교장관으로서 배어복 장관은 나토의 미르체아 제오아너 사무차장, 그리고 세계 최강대국이자 나토 최대주주인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회의를 주도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의제인 나토 회원국 확대, 즉 핀란드·스웨덴의 가입 신청과 관련해 배어복 장관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준비됐다면, 우리는 준비됐다”는 말로 명쾌하게 나토의 입장을 정리했다. 러시아 침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는 “나토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방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할 때까지 기한을 두지 않고 군사원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EU)에서 가장 경제력이 강하고 나토 회원국 중에서도 미국에 이은 2위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독일 정부의 이같은 선언은 우크라이나에겐 천군만마와 다를 바 없다.

배어복 장관은 나토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지난 12∼14일 독일 동부 바이센하우스에서 열린 G7 외교장관 회의도 의장국 자격으로 주재했다. 이 회의는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다른 일정 때문에 불참하며 의장국으로서 독일의 리더십이 중요하게 작용했고, 결과적으로 배어복 장관의 외교력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기회가 됐다. 회의 후 G7 외교장관들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바꾸려 하는 국경선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크름(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또한 우크라이나에겐 큰 힘이 된 조치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초기 독일은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석유·가스 등 에너지원을 의식해 우크라이나 지원에서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다가 국제사회의 분노를 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놓고 올라프 숄츠 총리를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하려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제안은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차가운 거절을 당했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교장관(오른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굳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배어복 장관 SNS 캡처
이런 우크라이나의 냉담한 태도를 누그러뜨린 것도 배어복 장관이었다. 그는 지난 10일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러시아군이 민간인 집단학살을 저지른 키이우 인근 부차 마을의 피해 실태를 둘러보고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만나 굳은 악수를 나눴다. 당시 배어복 장관은 “우리는 희생자들에게 빚을 졌다”며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말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공감을 샀다. 특히 전쟁 수행에서 여성의 기여도가 높은 점을 거론하며 “우크라이나 여성들의 용기는 정말 대단하다”고 경의를 표했다.

배어복 장관은 1980년 12월 태어나 41세의 젊은 나이다. 2013년부터 녹색당 소속의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약 중이며 지난해 12월 녹색당이 숄츠 총리의 사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때 외교장관에 취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