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한 미국 IPO 시장..'새 피 사라졌다'

김인경 2015. 10. 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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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35% 줄어..막판 IPO 취소는 2012년 이후 최대"위험회피 현상에 눈 먼 돈 사라져..개점휴업상태 우려"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따른 혼란이 커지고 신흥국 경기가 침체되자 미국의 기업공개(IPO) 시장도 활기를 잃고 있다. 주식시장에 데뷔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가운데 막판 IPO를 취소하는 기업까지 늘어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르네상스 캐피털은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수가 모두 141개이며 올해 말까지 180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IPO(275건)보다 무려 35%나 줄어든 수치다. 게다가 올해 IPO를 준비하다가 연기하거나 취소한 기업 수는 65개로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몇 년간 IPO 시장을 이끌어온 IT 업종이 된서리를 맞았다. 올해 IPO를 신청한 IT 기업은 17개에 불과하다. 중국의 상거래 사이트에 대한 기대가
미국 IPO 분기별 현황(출처:르네상스캐피탈)
급감한데다 이미 상장된 IT업체들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화려하게 데뷔하며 상장 두 달 만에 120달러 선까지 올랐던 알리바바는 12일 현재 70.45달러로 마감해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대표주자 트위터 역시 올해 20% 하락했다. 이들의 모습을 본 IT업체 역시 상장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것이다. 기대를 모으던 무선통신업체 디지셀까지 상장 막판에 계획을 취소했다.

데이비드 멘로우 IPO 파이낸셜 네트워크 대표는 “프리미엄이 붙으며 고평가됐던 업종이 둔화하는 양상”이라며 “당분간 시장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업종 뿐만 아니다. 연초만 해도 활기찼던 IPO 열기는 시장 전반에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7월부터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상하이 종합지수가 급락하는 등 혼란이 커지자 IPO 시장도 일단 위험을 피하고 보자는 분위기다. 하반기 들어 미국의 첫 금리인상 시기 전망을 놓고 위험회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양상이다.

상장 후 ‘대박 행진’을 하는 기업도 크게 줄고 있다. 상장 첫날 투자자 관심이 몰리며 주가가 급등하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올해 IPO를 한 기업 141개 중 38개 종목은 첫 거래일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겨줬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달 첫째 주 IPO를 계획했던 11개 기업 중 6개 기업은 상장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했다. 슈퍼마켓 체인 알버트슨을 비롯한 5개 기업만 상장을 진행했으며 그나마 이들의 공모가도 회사가 제시한 밴드 중간값보다 27%나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공모 규모가 30억 달러(3조4300억원)에 달해 올해 IPO 최대어로 평가받는 지급 결제 서비스업체 퍼스트데이터가 15일 시장에 발을 디딘다. 퍼스트데이터는 주당 18~20달러에 총 1억6000만주를 상장한다. 다만 한 두개 대기업이 현재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위험자산 회피현상이 확대돼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IPO시장이 ‘개점휴업’한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캐슬린 스미스 르네상스 캐피털 대표는 “주식시장에 눈 먼 돈이 종적을 감췄다”며 “투자자들이 심리적 요인 때문에 위험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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