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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아부다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패배에 대한 설명도 좋고, 자기 성찰도 좋다. 하지만 밤 잠을 설쳐가면서 한국 축구의 영광 재연을 기대했던 축구팬들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와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지난 2004년 중국 대회에서 이란에 패한 이후 15년 만에 아시안컵 8강에서 고개를 떨어뜨렸다. ‘아부다비 참사’로 기억될만한 뼈아픈 패배였다.

벤투 감독은 카타르전 직후 이번 대회 마지막 공식행사였던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에 질문에 자신의 소신을 명확히 밝혔다. 경기 소감에서는 상대팀 카타르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고, 아쉬웠던 점을 나열하면서 총평을 했다. 벤투 감독은 심판 판정 논란에 대해서는 쿨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카타르전 판정에 대해 “결론만 말씀만 드리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기회를 효율적으로 산출해서 살리지 못한 것이 우리의 탈락 원인이다”라면서 패배에 대해 남 탓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관대한 모습을 보였던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패배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았다. 맹목적인 사과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아시안컵은 한국 축구계가 그 어느때보다 기대를 했던 대회였다. 전문가들도 한국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던 만큼 8강 탈락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조기 탈락에 대한 생각과 함께 팬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당연했다고 본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말을 쏟아냈다. 지도자 경력이 많은 만큼 인터뷰 스킬도 수준급이라는 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자신이 해야할 말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대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는 벤투 감독이 한국 축구와 팬들에 대한 배려에도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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