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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공부가 필요하다

『볼드저널』 15호 부부위기 편 편집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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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기대가 없었고, 여자는 이상이 높았다. 사랑이라는 제1의 조건으로 가정을 꾸렸지만 결혼생활은 각자 불행했다. (2020. 0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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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기대가 없었고, 여자는 이상이 높았다. 사랑이라는 제1의 조건으로 가정을 꾸렸지만 결혼생활은 각자 불행했다. “사랑한다면서 왜?”라며 시작된 요구들은 “사랑하지 않는데 왜?”라는 체념으로 바뀌어 갔고, 결혼 8년 차를 맞았다. 그러고 보면 지금 사랑하며 살고 있나요? 라는 인터뷰 칼럼 제목은 내 결혼생활에 대한 자문이기도 했다.

 

제아무리 자녀 교육관에 온도 차가 있다 해도 부모의 생각을 관통하는 몇 가지는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부부 유형은 사례를 일반화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각자의 우주를 품은 두 사람,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경우의 수, 자녀의 유무, 또 남녀의 근본적 차이도 그렇다. 게다가 기성세대의 결혼관에 반기를 드는 요즘 부부들이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겪는 필연적 갈등은 개인 만의 몫이 아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이나 <결혼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느끼는 그것. 우리 주변  3040 부부가 겪는 위기는 그래서 안타깝고, 아프다. 하지만 그들은 때로 굉장히 용감하고 유쾌하고 창의적이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서 자신을, 우리를, 사랑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책 속에 등장한 서른일곱 부부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탐험하며 내게 일어난 감정은 복잡했다. 너무 가까워서 제대로 알 수 없던 배우자에 대한 안타까움, 부부 공생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생각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배우자도 자녀도 대신할 수 없는 근원적 외로움에 대한 쓸쓸함 같은 것들. 7년 전 우리가 결혼을 예습했다면 지금과는 좀 다르지 않았을까?

 

볼드저널 15호는 가정의 행복을 말하는데 결정적인 주체인 부부에게 필요한 공생의 기술에 대해 다룬다. 신년을 맞이하는 각 가정에 선물 같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강렬한 핑크색 표지로 감쌌다. 특집은 부부 위기 강도에 따라 점차 변해가는 붉은 색을 표현했고, 토요일마다 5주간 부부가 함께해나가는 깜찍한 커플 미션 카드를 부록으로 제작해 전권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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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한 권의 따끈따끈한 <볼드저널>이 독자 여러분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매번 <볼드저널>이 꺼내는 화두를 기다려 주시는 독자 여러분에게 이번 이야기가 무엇이 되어 닿게 될지 궁금하고, 또 설렌다.

 

늘 건강하지 않은 나의 연애 패턴의 문제점을 찾고 싶은 미혼에게, 결혼이라는 시작점에 선 신혼 부부에게, 고단한 육아와 생업에 서로를 외면해 온 3040 부부에게, 개인의 희생을 가정의 뿌리를 내리는 것과 맞바꾼 우리 윗세대 부부에게 이 사랑스러운 핑크색 책을 선물처럼 건네고 싶다. 
 

 

볼드 저널 bold journal. (계간) : 15호 [2019]편집부 | 볼드피리어드
부부 위기는 어느 가정에나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외면하지 않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겠지요. 그동안 우리는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는 관념으로, 또 일과 육아의 힘듦을 이유로 부부 관계에 대해 조금은 포기하고, 외면하고, 미뤄둔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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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성정아 (볼드저널 콘텐츠 디렉터)

볼드 저널 bold journal. (계간) : 15호 [2019]

편집부16,200원(10%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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