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식당서 일 안해"..요즘 알바생들 창고로 몰리는 이유

박나은 2022. 10. 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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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수당·임금기대치 낮아
파트타임 근무 매력 없어
"주점 아르바이트 두달치
물류센터서 한달만에 벌어"
서울 성북구에 사는 대학생 김 모씨(23)는 지난 여름방학 동안 물류센터 배송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었다. 이전에는 카페나 술집 등 서비스업 일자리를 선호했지만, 최근 서비스업에선 원하는 수준의 임금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인건비 부담을 느낀 서비스업에서는 손님이 많은 시간만 아르바이트를 쓰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배송 일이힘들긴 하지만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돈이 많이 모인다"며 "카페는 식당 등에서는 원하는 만큼 돈을 벌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서비스업 아르바이트의 질이 급격히 하락하며 온라인 물류 같은 플랫폼 노동으로 이동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일주일에 하루씩 유급휴가를 줘야 하는 '주휴수당'을 회피하기 위한 '알바 쪼개기'가 성행하며 청년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주휴수당 제도에 따르면 근로자가 주 15시간 넘게 일할 경우 5일을 일해도 6일치 급여를 받게 된다.

시급 인상과 각종 고정비용 상승으로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자영업자들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비용 지출이다. 이 때문에 식당 등 서비스업에선 하루에 8~12시간 일하는 풀타임 근무, 주 3회 총 16시간 이상 일하는 기존 아르바이트 형태가 점점 사라지고 주 8시간 일하는 '짧은' 아르바이트가 대세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주 17시간 이하 취업자는 2020년 190만1000명, 2021년 215만2000명, 2022년 240만3000명(1~8월 집계)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대로 장기근로를 대표하는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20년 2011만2000명, 2021년 2007만8000명, 2022년 8월엔 1543만9000명으로 내리막길이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 모씨(45)는 "시급을 500원 더 올렸는데도 사람이 구해지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에 청년들은 근로계약도 자유롭고 시급도 더 높은 플랫폼 아르바이트에 비해 서비스업 아르바이트의 비교우위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 이 모씨(26)는 "일반 아르바이트를 하면 두 달 정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물류센터에선 3~4주 안에 벌 수 있다"며 "풀타임 아르바이트 자리 자체가 많이 없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도 플랫폼 노동을 더 선호한다"고 전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용시장 회복을 이끌고 있는 게 36시간 이하 단기근로인데, 이런 일자리는 고용안정성을 보장해줄 수 없기 때문에 고용문제 해결 방안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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