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3쌍 중 1쌍이 이혼하는 시대. 더 이상 이혼이 '흉'이 아닌 세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이혼률은 11만5000쌍으로 하루 평균 316쌍이 갈라섰다. 과거에는 경제적 문제와 성격 차이로 갈라서는 것이 일반적인 이유였다면 요즘은 장모와 사위의 '장서갈등' 등과 같이 새로운 이유로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가 늘고있는 만큼, 원만한 이혼이 성립될 수 있게 옆에서 도와주는 이혼플래너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이혼플래너의 목표는 상담을 통해 이혼을 방지하는 것이지만, 이혼을 결심한 부부에게는 협의 이혼을 하도록 유도한다. 이혼이 소송으로 번지면 법정에서 상대방의 약점마저 들춰내야 해 후휴증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결혼 3년차의 한 30대 후반 부부도 이혼플래닝을 통해 원만한 헤어짐에 합의했다. 미국 시민권자로 자유롭게 살아왔던 아내와 한국에서만 살아 보수적이었던 남편은 서로의 생활방식을 더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충분한 협의 끝에 이혼을 결정한 부부였지만, 재산 분할 과정에서는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혼때 준비했던 혼수와 예단·예물에서 시작한 '네것 내것'의 문제는 보험료 분할과 같은 세부 항목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아내가 남성의 대학원 학비를 내준 것에 대한 '반납'을 요구하자 이들 부부의 원만한 이혼은 어려운 듯 보였다. 고민 끝에 이혼플래너를 찾아간 이 부부는 상담을 통해 깨끗한 끝맺음에 동의했다. 이들을 상담한 D 이혼전문업체 김이나 소장은 "사안 별로 하나하나 남편과 부인이 납득할 수 있는 재산 분할 비율을 제시하자 서로 받아들였다"며 "중간에 이를 조정하는 역할자가 한 명 있다면 생각보다 원만한 이혼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 4년차 30대 남성 B씨는 장모와의 갈등으로 상담센터를 찾았다. 불안한 경제 사정으로 장모에게 무시를 받았던 B씨는 "사위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었다. 더는 이혼을 미룰 수 없던 B씨는 재산 분할에 있어서 불이익이 있을까 겁이 났다. 4개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했지만, 지인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생활비는 아내에게 건넨 그였다. B씨의 이혼 상담을 맡은 장경옥 플래너는 "재산분할 이라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면서 "재산 형성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 보고, 이를 알려준다면 지레 겁먹었던 사람들도 용기를 얻고 당당하게 이혼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B씨는 장 플래너에게 총 세 차례 상담을 받으며 만족할 만한 재산 분할에 성공했다. 이혼 뒤에는 딸과 함께 심리치료도 받으며 보다 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D사의 이병철 대표는 "잘하는 이혼이란 개인의 행복이 보장되는 이혼"이라고 말한다. 그는 "현실적인 조건을 따져 이혼 후의 모습까지 설계해야 한다"며 "만약 이혼 후 오히려 생활이 어려워진다면 절대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한달 평균 센터를 방문하는 부부는 약 20쌍이다. 이 중 30%는 상담을 통해 관계가 회복돼 돌아간다. 상담을 통해서도 회복이 어려운 부부는 이혼 절차에 들어간다. 그는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며 "불안한 결혼 생활은 부부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장 과정에 상처로 남을 수 있다"며 "이혼을 결심했다면 뒤로 미루지 말고 빨리 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다"고 조언했다. A씨의 이혼을 옆에서 도왔던 김이나 플래너도 "부부가 마음 먹은 이혼을 쉽게 막기는 힘들지만, 이왕 갈라서는 거라면 외국처럼 효율적으로 하면 좋겠다"며 "더는 헤어지면 원수가 아닌, 아이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주는 성숙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혼을 한 뒤의 생활에도 신경쓰라고 강조했다. 장 플래너는 "이혼한 뒤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상처받은 아이와 자신을 돌보며 재혼에도 조금씩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1 관련뉴스ickim@news1.kr ▶ 뉴스1 100% 무료 만화 서비스 오픈!!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혼 권하는' 이혼플래너의 세계…"결혼만큼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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