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도둑 잡고 보니 '동생'..형 고심 끝에 용서(종합)
(하동=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한우 15마리를 도둑맞은 40대 농부가 범인을 잡고 보니 친동생인 것을 알고 처벌을 강하게 요구하다 고심 끝에 동생을 용서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지난달 말 자신이 운영하던 축사를 뒤로하고 여행을 다녀온 A(44·경남 하동)씨는 지난 2일 돌아와 키우던 소 40마리 가운데 어미소 5마리와 송아지 10마리 등 한우 15마리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시가로 총 5천만원이 넘는 한우였기에 A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근처 파출소로 달려가 신고를 한 A씨는 초조한 마음으로 수사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당일 오후 잡힌 범인은 다름 아닌 친동생(30)이었다.
알고보니 A씨 동생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께 형이 축사를 비운 틈을 타 한우를 훔쳤다.
그는 동네 후배인 B(19)씨에게 축사에 있던 화물차를 운전하게 하고 남해로 가서 소를 몽땅 팔아넘겼다.
동생은 계약금으로 550만원을 받은 뒤 불과 며칠 사이 유흥비로 모두 써버렸다.
동생이 계약금을 탕진했을 무렵 A씨로부터 신고를 받은 경찰은 소 귀표 부착·이력 관리 시스템을 통해 A씨가 소유한 소가 동생 명의로 팔린 사실을 밝혀냈다.
또 축사에 있던 CCTV를 복원, 동생이 범행한 장면을 다시 확인했다.
경찰은 동생에게 연락해 자수를 권유했고, 동생은 경찰에 자진 출석해 범행을 시인했다.
동생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형과 함께 축사를 관리해 나에게도 소에 대한 일부 상속 권리가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들은 A씨는 처음에는 "동생을 처벌해달라"며 고소장까지 냈다.
현행법상 친족관계이더라도 동거하지 않으면 처벌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는 고소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생이 A씨를 찾아가 싹싹 빈데다 사기죄로 출소한 뒤 누범기간에 있는 동생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구속될 수 있다는 사실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의 고소 취하로 경찰은 A씨 동생을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경찰은 B씨에 대해서는 절도방조 혐의로, A씨 동생에게서 시가보다 싸게 소를 산 소 장수는 장물취득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ksk@yna.co.kr
- ☞ 고소영, 일본계 금융기업 광고 계약해지…"죄송"
- ☞ 소 도둑 잡고 보니 친동생…형 고심 끝에 용서
-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어떤 차 탈까
- ☞ 조카가 말다툼하다 외삼촌 흉기로 찔러 숨지게해
- ☞ 노원구 살인사건 동거남녀 '11월 예비부부'였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김호중 사고 전 스크린골프 모임에 정찬우도…"이후 동행 안 해" | 연합뉴스
- 만취한 롤스로이스 운전자, 벤틀리 들이받고 달아났다 검거 | 연합뉴스
- 저수지 옆 굿판에서 무슨 일이…무속인 익사 '미스터리' | 연합뉴스
- 5개월만에 체포한 경복궁 낙서배후 구속 수사하다 놓친 경찰(종합2보) | 연합뉴스
- "정상이냐, 병원 가봐야"…대법 "무례하지만 모욕죄는 아냐" | 연합뉴스
- 122m 협곡 아래 추락했지만… 美 10대 청소년 기적적 생존 | 연합뉴스
- "성폭행당했다" 무고 혐의 20대, 녹음 파일 증거에 실형 | 연합뉴스
- 순천 향림사 인근 대밭서 100년 된 차밭 발견 | 연합뉴스
- 생후 15개월 아이 때려 사망…검찰, 친모·공범 각 30년 구형 | 연합뉴스
-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동료 수감자 "보복하려 탈옥 계획 세워"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