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말금 “‘로비’ 하정우 감독, 에너지에 감탄해”[인터뷰]
배우 강말금이 하정우 연출작 ‘로비’에서 또 한 번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준다. 국토부장관 조향숙 역을 맡아 김의성, 박병은, 차주영 등 여러 배우와 티키타카 합을 맞춘다.
“하정우 감독의 지치지 않는 에너지에 감탄했어요. 아프거나 다운된 모습을 본 적이 없거든요. 처음엔 ‘저 사람은 체력이 타고났구나’ 생각했는데, 지난 2년여 과정을 돌아보면 그건 그냥 열정이었어요. 제가 하정우 감독에게 배운 게 있는데 사랑과 에너지란 두 단어예요. 모니터 앞에서는 배우들을 늘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봐줬고요. 연기 잘하는 저 배우 앞에서 내 모든 걸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고민할 때에도 따뜻하게 모니터를 해준 감독이었어요.”
강말금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로비’ 촬영기는 물론이거니와, 공개 직후 크게 화제가 된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속 여관 여주인 연기에 대한 뒷얘기 등을 들려줬다.
■“눈치 안 봐도 되는 악역, 재밌던데요”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다. 그가 연기한 ‘조향숙’은 돈과 자신의 이권 챙기기밖에 모르는 속된 인물이다.
“그동안 선한 역을 맡을 땐 아무래도 주위 눈치를 보게 되는데, 이번에 악역을 맡으니 눈치를 안 봐도 되어서 좋더라고요. 평소에도 남 눈치 많이 보는 스타일인데, 연기할 때만큼은 그걸 안 해도 되니 즐겁던데요? 하하.”
함께 연기한 차주영에 관해 묻자 애정을 숨기지 못한다.
“참 따뜻하고 다정한 친구예요. 극 중 ‘나 향숙이 언니랑 사우나 갈 거야’란 대사가 있는데, 그만큼 오랫동안 친한 사이를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차주영 덕분이죠. 너무 다정한 사람이라 그런 친분이 자연스럽게 깔린 것 같아요. 매력 있는 배우고요.”
‘로비’는 어떤 영화일까. 그가 내놓은 대답엔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다.
“유쾌하고 따뜻한 캐릭터쇼죠. 통쾌한 한 방이 기다리고 있고요. 어딘가 조금씩 모자란 인물들이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지만, 열심히 살고 귀여운 인물들의 편을 들어주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따뜻한 코미디죠.”
■“‘폭싹’ 박보검이 내 팬이라고, 왜 이러나 싶었죠”
‘폭싹 속았수다’에선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이 부산으로 도망쳤을 당시 가방을 훔치고 협박하는 여관 주인으로 나온다. 짧은 분량이었지만 굉장히 강렬한 캐릭터라 두고두고 회자하고 있다.
“아이유·박보검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그런데 박보검이 절 처음 만난 날 사인을 해달라고하는 거예요. ‘왜 이러시죠, 저에게?’라면서 놀랐는데, 평소 제 팬이었대요. 기분 진짜 좋았죠. 그리고 현장에서 선물을 정말 많이 줬는데, 달콤한 먹거리들을 주는 산타 같았어요. 아이유는 과묵한 편이었는데, 스태프들을 배려해서 주변 신경 안 쓰게끔 해주는 좋은 배우였어요. 강인한 면도 있었고요.”
강말금은 지난 2020년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로 단박에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제20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 올해의 새로운 여자배우상, 제41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등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휩쓸며 비로소 이름을 떨치게 됐다.
“제가 41살이 되던 해였어요. 신기할 정도로 세상이 제가 문을 활짝 열었죠. 그런 순간이 올 거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일기장에 ‘난 망했어’라고 쓰면서 툴툴거리기도 했는데, 이젠 더 이상 그런 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제게 문을 연 거예요. 세상이 초대해준 대로 열심히 살아왔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요.”
잠시의 슬럼프가 있었지만 그런 자신에게 휴식을 선물로 주면서 다시금 일어설 용기를 갖게 됐다는 그다.
“예전엔 100점을 못 맞으면 집에 가서 술 마시면서 괴로워했거든요. 잘하고 싶었으니까요. 그런데 이젠 최고보단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100점 맞아야지’란 생각도 안 하고요. 다만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력도 약해지니 체력을 유지하면서 내 할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예요. 그저 배우가 직업인 사람으로 사는 거죠. 그렇게 체력을 지키면서 좋은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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