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까지 일하라고? 노동부 ‘주 최대 69시간 해명 근무표’로 역풍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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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3.18.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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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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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 근무표’ 논란되자 반박 목적의 가상 근무표 직접 제시
토요일까지 일하고 장기 휴가 담았다 비판 댓글만 수백개 달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올바른 나만의 가상 근무표’. 고용노동부 페이스북 갈무리
 
고용노동부가 1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오해를 풀겠다며 가상의 시간표를 올렸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총 4주의 시간표 중 2주 연속 주 6일, 토요일까지 일한 뒤 추가 근무를 휴가로 보상받고, 그다음 주부터는 주 3~4일만 일한다는 정부 구상은 휴가 사용이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지난 13일 공식 페이스북에 ‘69시간 근무표, 이게 진짜야? 근로시간 제도개편 제대로 알려드립니다’는 제목의 카드 뉴스를 올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기절의 69시간 근무표’를 반박하는 내용이었다.
 
해당 69시간 근무표는 근로시간 개편안이 시행돼 최대 주 69시간 노동할 경우를 가정한 가상의 직장인 일과표다. 평일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새벽 1시까지 근무하고, 주말에는 ‘기절’, ‘병원’이 일과표에 포함돼 있다. 최대치를 가정한 극단적인 근무표이지만 주 5일 야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많은 호응과 함께 정부안에 대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된 ‘69시간 기절 근무표’. SNS 갈무리
 
이에 고용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기절 근무표’는 오전 9시 출근해 다음날 새벽 1시 퇴근하면 연속 휴식 시간은 8시간으로, 근로시간 개편안에 담긴 주69시간 근로 시 부여해야 하는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 조치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 주 최대 69시간 근무가 마치 매주 가능한 것처럼 잘못 알려진 데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최대 69시간을 가정한 근무표를 직접 제시했다. 고용부가 제작한 근무표를 보면 첫째 주 월~토요일 출근해 주 62시간 근무하고, 둘째 주 역시 월~토요일 출근해 53시간 일한다. 셋째 주 목요일과 금요일은 ‘근로시간저축계좌’ 휴가를 사용하고, 마지막 주 금요일도 하루 휴가를 낸다는 내용이다.
고용노동부 페이스북에 올라온 카드뉴스 갈무리
 
하지만 해당 게시글에는 호응은커녕 수백 개의 비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댓글이 아예 없거나 10개 이하인 다른 게시물과 달리 이 게시물에는 ‘고용부만의 상상 근무시간표’, ‘덜 빡빡한 것처럼 보이려고 69시간이 아닌 62시간으로 시간표 만들었네’ 등 비판 댓글이 수백개 달렸다.
 
‘토요일에도 일하라는 거냐’, ‘대통령과 고용부 장관부터 시범 근무해라’, ‘과로사하기 딱 좋은 근무표’, ‘있는 휴가도 못 쓰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칼퇴나 휴가 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생각하냐’ 등의 반발도 이어졌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부정적인 여론이 이어지자 전날 “주60시간 이상은 무리”라며 상한 보완 지시에 나섰다. 이에 고용부는 연일 청년 등을 만나며 개편안과 관련한 의견 수렴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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