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가옥 ‘김안균가옥’
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에 있는 김안균가옥은 1986년 9월 8일에 전라북도민속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었다. 이 가옥은 대지 2,318평, 건평 188평의 규모로 상량문에 의하면 안채와 사랑채는 1922년에, 동·서 행랑채는 1930년대에 건립되었다. 일제강점기 전통적인 상류가옥의 변모를 보여주며 조선 말기 양반가옥 형식을 기본으로 구조와 의장에 일본식 수법이 가미되었다.
서양식으로 거실과 침실을 구별하였고, 사랑채와 안채 앞뒤로 복도를 두르고 유리문을 달아 채광을 조절하였다. 세면대가 딸린 화장실이 사랑채 옆에 자리하고, 행랑채 끝에는 목욕탕을 배치하였다. 사랑채는 팔작지붕이고 처마는 겹처마이나 부연 밖으로 함석차양을 달았다. 대청은 누마루 형식으로 정교한 아자(亞字) 난간을 둘렀으며, 주춧돌은 정교하게 잘라낸 희고 매끄러운 화강암을 사용하였다.
정문(旌門)은 행랑채 끝에 자리한다. 또 곳간은 정면에 기둥을 세워 지붕을 연결한 포치 형식으로 바닥에 시멘트를 발라서 통로로 이용하였다. 뒤쪽 집들을 사들여 점차 넓힌 탓에 건물이 넓은 대지에 비해 앞쪽으로 몰려 있다.
전통적(傳統的)인 상류가옥 ‘김안균가옥’
이 집의 건축 년대는 오래되지 않으나 규모를 보면 전북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가옥이다. 규모뿐만 아니라 사용된 하나 하나의 부재나 그것을 깎고 다듬는 데 드린 공력면에서도 온갖 사치(奢侈)를 다한 가옥으로 이만큼 재력이 투입된 가옥도 전국에서 그 예를 찾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또 이 가옥이 1920년대에 지어진 만큼 우리나라의 전통적(傳統的)인 상류가옥이 이 무렵에 어떻게 변천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면에서도 강릉의 선교장(船橋狀)과 더불어 좋은 예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