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요리는 대충 만들어도 맛있다. 고기 또한 대충 구워도 맛있다. 그런데 "진짜" 맛있는 경우는 잘 없다. 적당히 만들면 적당히 맛있는데 제대로 만들어서 입 속에서 "아, 이게 바로 그 맛이구나!" 하는 집이 거의 없다.
이탈리아 음식하면 파스타, 스테이크, 피자다. 아니 이 집은 피자 대신 와인으로? 그렇지. 와인을 마실땐 파스타와 스테이크지. 그걸 제대로 한다고?
다소 생소한 이름 "디에트로". 가게 이름 아래에 쓴 문구가 무게감이 크다.
내부는 신경 써서 꾸민 느낌이 확 든다. 아니 식기가 저래도 되는 건가? 포크와 스푼 거치대가 참신한데?
메뉴판도 이미지가 강렬하다. 이제 음식을 기대해 보자.
스타터. 아삭한 야채와 하몽을 넣어 주요리 나오기 전에 입맛을 돋군다. 물론 와인과 먹을땐 저걸로도 훌륭하다.
웬만한 파스타 집에서는 잘 볼 수 없는 파스타 요리다. 저 두꺼워 보이는 면이 입에서 살살 녹는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저 위에 버섯이 향을 돋운다면? 소스가 입안을 휘휘 젓는 느낌을 준다면? 그게 다 저 요리에 들어 있다. 음식 나와서 향 좀 맡은 후 포크를 들었는데 정신없이 흡입하고 있다면? 맞다. 제대로 먹고 있는 게 맞다.
메생이를 기반으로 한 리조또. 위에 잘게 썬 전복을 올렸다. 아니 한식을 해도 이런 맛이 안 나올텐데 리조또에서 이렇게 깊은 맛이?
아, 거기다 말인 연근과 버섯을 같이 넣었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파스타다. 면과 토마토, 소스를 따로 먹을때는 다소 심심하지만 골고루 섞어 먹으면 무척 맛있다.
토마토는 달고 절임은 짜고 면은 심심하고 연어는 그저그러한데, 그 모두을 섞어서 먹으면 아니 왜 이게 맛있죠? 쉐프의 실력이 이런건가 보다. 와인과 함께 먹으면 좋다는데, 낮에는 그럴 수 없으니.
디저트는 티라미슈. 한번 가보면 정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입 안에서 향이 계속 머무르는 음식을 내어 주는데 와인으로 씻어 내기 전까지는 계속 머물러야 할 것이야.
서울 노원구 동일로182길 36 (공릉동)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