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궁성과 사찰의 신비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왕금마을 뒷산 구릉지대를 지역 주민들은 ‘모질메’라고 부르는데, 이 곳은 예로부터 마한 혹은 백제의 궁궐자리로 알려진 곳이다. 위치는 금마산에서 남으로 약 3km쯤 떨어져 야트막하게 전주행 국도변에 자리하고 있는 대지이다. 이 성은 구릉지를 일부 깎아내리고 주변은 흙으로 쌓아올려 세단으로 나누어 평지를 조성하고 그 안에 건물을 배치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일명‘왕궁평성’,‘왕궁리토성’ 이라고 불리는 이 성은 1976년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의 발굴결과 남북의 길이는 약 450m, 동서의 폭이 약 230m의 반듯한 장방형을 이루고 있음이 밝혀졌다. 성은 일반적인 담장으로 보기에는 규모가 큰 폭이 약 3.2m정도의 궁궐 성벽이 일부 노출되어 백제의 궁성지로서의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그리고 성의 축조기법이 백제양식이었으며, 백제시대의 기와 및 와당을 비롯하여 토기, 생활용구 등이 출토되고 있어 이 성(城)이 지닌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성은 역사적으로 백제 무왕의 천도 혹은 별도지로서 운영된 궁성으로 알려져 있으며, 통일신라시대의 보덕국, 안승의 궁성, 그리고 후백제 견훤이 잠시 궁성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유적이다.
현재 왕궁평성내에는 1997년 1월 1일로 국보 289호로 지정된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과 주춧돌, 백제 시대의 정원석으로 보이는 관상석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인근지역에 익산 미륵사지가 9.6 ㎞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