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의 기술 The Art Of Fighting , 2005
요약 한국 | 액션, 코미디 | 2006.01.05 | 15세이상관람가 | 100분
감독 신한솔
출연 백윤식, 재희, 박기웅, 홍승진
자막이 올라갈때, "이것이 서부극 아닌가" 했다.
억압받는 청춘, 악한 무리들, 전혀 도움 안되는 보안관, 이때 등장하는 방랑자.
당최 아무리 봐도 이 영화는 서부극을 되새김질한게 아닌가 싶었다.
백윤식 선생을 자세히 보라. 덥수룩한 머리에 까칠한 수염, 그리고 담배 피는 모습. 그 사람을 보고서 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떠올렸다.
권선징악. 주제는 변함이 없다. 출발부터 시작하여 끝까지. 그렇게 약했던 재희가 화장실 유리창에 주먹 찧고 나서 붕대를 감고 하나하나 처단하는 장면에 카타르시스를 느꼈으니 어찌 관객들이 공감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주변에 온통 불의뿐인데, 법보다 가까운 주먹이 내 편이라면 하는 심정적 공감대도 이미 형성이 되어 있다.
불쌍하게 두들겨 맞을때부터 암울하게 느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막강한 힘을 가진 "형사인" 아버지가 있는데도 어떻게 하소연을 할 수가 없다.
속칭 "놈상"들이 나를 괴롭힐때 나한테도 강한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상상을 가진다. 맷돌맨 박기웅이 바로 그런 시점에 등장했다. 하지만, 그 친구도 더 강한 "놈상"들에게 죽을 정도로 맞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사실, 좀 그랬다. 시작부분에 마치 "무림비급"처럼 보여주는 그림은 극진공수의 교본에 있는 내용들이다.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른다. 싸움의 기술은, 중간중간에 백윤식 선생이 설명을 하지만, "두려움"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재희는 이것저것 배웠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말 한 마디에 두려움을 떨쳤다. 그리 되기는 쉽지가 않다. 갑작스런 전개라고 해야 하나. 한시간 훨씬 넘게 두들겨 맞던 놈이 한시간 삼십분쯤 되니까 힘을 내어서 상대를 쳤다. 서부극에선, "그럴 가능성"이라도 보여줘야 하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내 아쉬움을 다 채워주면 걸작이게. 이런저런 시도를 통해서 발전하지 않겠나. 참신한 영화다. 다만, 백윤식의 연기에 비해서 재희가 너무 약하지 않았나 싶다. 차태현이나 하하 정도면. 아니면 류승범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