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결호 (2007)
감독 : 펑사오강
출연 : 장한위, 등초, 원문강, 탕연, 임천
개봉정보 : 중국, 홍콩 | 드라마, 전쟁 | 2008.03.06 | 12세이상관람가 (국내) | 125분
공식사이트 : http://www.assembly2008.com
공산군과 국민당군의 싸움으로 알고 있는 "국공내전"은 외세에 대항해서 싸운 것이 아니라 결국 나라 안에서 이념이 달라서 권력을 차지하겠다고 다투었던 그 전쟁이다. 이 영화는 어찌보면 다분히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잘 몰랐던 국공내전을 담고 있으며 "인해전술만 구사하던 중공군"의 이미지를 나름대로 잘 묘사했다.
우리도 동족끼리 총부리를 겨눈 아픈 역사가 있는데, 그 역사를 해석하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한때는 지극히 심각한 반공 이데올로기로 대했었는데 "태극기 휘날리며"를 정점으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쪽으로 해석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이 영화는 여전히 "인민해방군"과 "국민당군"의 대립으로 보고 있으며, 오로지 "인민해방군의 위대한 역사"를 되찾겠다는 내용만 설파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재미 없다는 뜻은 아니다. 설정상 9중대장인 남자 주인공은 카리스마도 있고 갈등과 고뇌도 나름 보여준다. 특히 초반에서 중반에 이르는 전투장면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잘 짰다. 게다가 전쟁터를 공간적 배경으로 설정하였기에 회색 톤으로 흙을 튀기면서 진행했다가 중반 이후에는 황토빛으로 다시 색상을 전환하였으니, 지루한 감 없이 잘 뿌렸다.
재미난 것은 남자 주인공 구즈디가 한국전쟁에도 참전하였고 1951년 대공세때 강원도 횡성군에서 전투에 참가했다고 설정한 것이다. 아군 청성부대와 미군과 싸운 전투지역으로 설정을 해 놨는데, 부대 표시도 그때 당시 빛바랜 청성부대 왕별을 그대로 잘 묘사를 해서 실감이 났다. 한국말을 어떻게 묘사했는지도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횡~성~준~" 그 이후 국군과 유엔군은 횡성군에서 밀고 올라가서 화천 파로호 근처에서 중공군 2개 사단이 몰살되었었다. 그래서 그 호수 이름이 "파로호"이다.
광고만으로는 잘 몰랐었는데, 이 영화는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 물론, 영화 흐름상으로 봤을때 그 반전이 영화 감상이나 감동을 더 크게 해 주는 효과는 없고 다만 사실 확인 차원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제작진이 많이 참여했다고 들었다. 그래서인가, 어째 포스터도 좀... 참고로 여기 이 영화에 나오는 어설픈 탱크들은 모두 "가짜"다. 합천군의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장에 가면 M4 셔먼 탱크가 있는데 겉 모양은 쇠로 되어 있어 탱크하고 흡사하지만, 실제 크기가 탱크보다 조금 작으며 안을 들여다보면 운전석과 엔진 외에는 거의 없다. 게다가 탱크가 진행을 할때 배기 연기가 양쪽 바퀴로 빠진다. 그것은 밀봉되어 있어야할 탱크가 내부와 외부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로 가짜 탱크이다. 진짜 탱크는 대부분 뒷쪽으로 빠지게 해 놨다.
이 영화를 보면서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라는 우리나라 영화가 생각났다. 방공호는 아니지만 참호도 비슷하고 화면 색상도 비슷하다. 혹시 나만 이렇게 느낀 것인가.
---
수류탄에 사지가 날아가는데 어떻게 이 영화가 12세 이상 관람가가 되는가. 영화 등급 심의하는 놈들은 이 영화 볼때 잠을 잤더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