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Movie

[곡성] 미끼를 문 관객을 현혹하고 있는 곡성의 진실..곡성 해체하기 (강스포)

공구리 0 5,221 2016.07.07 11:07


 

넘 뒷북인듯 하지만...며칠전에서야 곡성을 봤구요

막상 보고나니 소문대로 너무 머리가 아프더군요 계속 기분나쁘게 뭐지 뭐지하며 머리속 맴돌고 ㅎ

며칠간 고민하다가 오늘에서야 머리속이 정리되며 드디어 뭔가 풀리는듯 하네요..

휴 이제 곡성 생각 털어버릴 수 있을 듯 ㅋ 그래서 좀 정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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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터넷 평들 대부분의 중론은  천우희는 수호신?같은 존재이고 일본인과 황정민은 결국 한패이며,,

일본인이 악령을 씌워 사람들을 미치게 하고 살인하게 만들게한 악마이고.. 천우희는 수호신으로서 인간들을 보호하고 기회를 주고 노력했으나 인간(곽도원) 스스로 의심때문에 자멸했다.. 인듯 하더군요..

그런데 그런 컨셉만으로는 영화의 모든 장면들이 다 풀리지는 않고 뭔가 찝찝한 구석이 많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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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포스터


저는 철저하게 감독입장에서 생각해보았습니다.

나홍진 이사람이 왜 이런 작품을 만들었을까..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걸까..그전에는 어떤 이야기를 했었고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가..에서 출발..

이런류의 감독은 자기 주관과 세계관이 뚜렷하기에 전작인 추격자와 황해에서 보여준 세계관의 연장선상이라 생각했구요..

그러다 보니 감독인터뷰 기사도 찾아보게 되고 거기서 단초를 찾아 서서히 퍼즐을 맞춰보았습니다.

아래는 어디까지나 제 사견입니다..뭐 영화란 건 여러가지 해석이 있을수 있으니까요.. 이런 의견도 있구나 정도 받아들여주시면 좋을듯..영화란 그냥 보고 즐기는 오락거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곡성과 같이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관점에서 작가의 의도를 해석하며 즐기는 재미도 있지요..

그럼 들어갑니다.. 두서없이 생각나는대로 다 써봅니다

(주의! 영화를 이미 보신분들만 읽으시길)+ <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어요..폰보다는 피씨로 보시는게 나으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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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격자, 황해, 곡성은 나홍진의 지옥도 3부작이다 >

세 작품은 별개인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나홍진이 구상한 세계관이 이어지며 확장되는 지옥도 3부작으로 보입니다(스토리가 아닌 주제의식의 연결, 점점 확장 심화 발전되고있는 악마성 탐구와 주제의식)

- 추격자 : 사이코패스, 인간개인의 악마성에 대한 탐구

 인간은 어디까지 악마가 될 수 있는가?

- > 황해 : 사이코패스 + @ , 인간개인+ 집단의 악마성에 대한 탐구

 인간집단은 사회적으로 어디까지 악마가 될 수 있는가?(사이즈확장)

->  곡성 : 인간개인 + 집단의 악마성 + 초월적 존재(신)의 악마성 + 구원의 문제 탐구 (리얼리즘 영역이 아닌 형이상학적 초현실적 영역까지 확장)

인간에게 불행은 왜 찾아오고 악마성의 근원은 무엇인가 신은 과연 인간을 위한 존재이고 인간 구원의 가능성은 없는가?

 

감독이 전작인 추격자, 황해를 통해 처참한 인간 현실의 지옥도를 리얼리즘적으로 처절하게 보여주는데 치중했다면..

곡성에서는 좀더 나아가 근원적인 형이상학적인 물음을 파고 있네요.. 이 지옥같은 인간현실의 원인은 무엇이고 신은 과연 우리편인가? 인간은 구원은 가능한가라는.. 인간과 신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군요..(인간 + 신 + 구원 가능성의 문제)

 

< 곡성의 등장인물 해체 - 그들은 각각 무엇을 상징하는가 >

1) 곽도원 :  인간 대표선수, (이건 뭐 누구나 당연한 얘기)

불행앞에 너무나 연약하고 무기력한 인간존재,, 극복하고 해결하고자 발버둥은 치지만 바꿀수 있는 것은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한없는 의심과 발버둥뿐.. 광고카피처럼 감독이 대놓고 현혹되지 말라, 의심하지 말라 하였거늘 소문만 듣고 꿈만 꾸고 현혹되고 의심하고 불행의 미끼를 무는 연약한 존재.

한편 현혹되지말라 미끼를 물었다..는 감독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대놓고 하는 얘기이기도 하지요.. 미리 경고를 해도 우리는 미끼를 물고 현혹되었지만..

2) 천우희 : 초월적 존재(신) 대표선수,

천우희가 인간이 아닌 초월적 존재라는 점은 영상으로 충분히 보여주고 있음(황정민 피토하기, 마지막 곽도원과의 골목길씬, 기타 전지적시점샷 들).

다만 어떤 신인가.. 인간을 위한 존재인가 선인가 악인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음.. 사실 이부분이 곡성 해석의 키포인트

신은 인간 기준으로 선악판단 불가한 존재, 우리는 신이 인간의 편이다 오해를 하지만..  오히려 신은 냉정에 가까움(자연의 섭리가 냉정하듯). 즉 자기입장에서 움직일 뿐 인간을 고려하여 무엇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나홍진이 곡성에서 보여준 신에 대한 생각이라 보여짐.. 신은 냉정하다! 신은 애초에 우리를 위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입장에서 신은 어쩌면 악에 가까울수도(귀신으로 지칭되는

(자세한 얘기는 밑에서..)

3) 일본인 : 인간의 몸이지만 인간이 아닌.. 반신반인, 예수와 같은 존재.. 인간을 구원하고자 하는 존재 (저의 결론)

언론 인터뷰에서 감독은 예수로부터 모티브를 따왔음을 분명히 언급한 바 있음.

예수는 이방인 신분으로 예루살렘에 들어가 병을 고치는등 인간을 구원코자 하였으나 역으로 토착 유대인 인간들의 의심과 모함으로 핍박받으며  결국 처형당하게 되고 삼일후 동굴에서 부활.

감독은 예수의 사례를 대놓고 빗대고 있습니다.

영화 오프닝에 성경구절, 예수의 부활을 재현한 듯한 마지막 동굴씬, 신부부제에 대한 일본인의 성경 속 선문답, 결정적으로 동굴에서 보여준 일본인 손바닥 성흔(예수 못자국) 등 예수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은 분명함. 그럼 일본인의 악마형상은 무엇이고 그간 행한 악마적 행위는 무엇인가는 밑에서 다시...

4) 황정민 : 일본인의 제자 내지 추종자(마치 예수의 제자같은 존재..)

극중에서는 일본인을 내쫓는 해결사 무당으로 등장함으로써 관객들을 헷갈리게 하고 현혹시키는 중심 인물 역할.

황정민의 등장으로 곽도원과 함께 관객은 일본인을 더욱 악한 존재로 확신하게 되죠..

물론 마지막에 일종의 반전으로 친절히 카메라와 사진상자를 보여줌으로써 일본인과 연계있다는 것 보여줌.

 

자 그럼 위 전제하에 좀더 디테일하게 가봅시다..

 

< 곡성 디테일하게 해체하기 >

1. 일본인은 악마다?

제가 볼땐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굳이 선악을 따진다면 인간입장에서는 오히려 선한 존재, 구원자, 일종의 예수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 봅니다.

다만 감독은 관객에게 그리고 극중 인간들에게 일본인이 악인, 악마로 보이도록, 영화를 계속 끌고 갔지요. 이것이 감독이 던진 가장 큰 미끼고 관객을 현혹시키는 지점입니다.

하지만 감독은 힌트를 계속 줍니다. 

뜬금없는 일본인설정(한국적 감성으로 쉽게 적대감을 느낄수 있는 이방인) = 예수도 이방인 이었음

마을사람들과 곽도원 모두 어느새 모든 불행의 원인을 정체불명의 이방인 일본인 탓으로 돌리고 의심이 확신이 되어(사실 일본인이 원인이라는 영화상 결정적 증거는 없음) 떠날것을 요구하고 배척하고 쫓고 결국 죽이기까지 하게됨(당시 유대인들의 예수 모함과 배척, 예수 처형과 유사)

찬찬히 다시 돌이켜보면 일본인의 악행장면으로 열거되는, 도깨비처럼 고라니뜯어먹는 장면도 환상 내지 꿈같은 것으로 묘사되며, 여성겁탈 등도 입에서 입으로 소문 이야기속 장면으로 등장할 뿐이고, 현시점 현실사건으로 직접 묘사된 장면은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감독은 오프닝에 성경구절(부활했는데 제자들이 못알아보는)을 인용하고, 예수의 동굴부활을 재현한 듯한 엔딩을 보여주며(극의 흐름과 무관한듯 뜬금없이 시간을 굳이 많이 할애하여), 신부부제와의 선문답 대화내용은 예수의 부활후 제자와의 대화와 유사하고 ,  나아가 결정적으로 일본인 손바닥의 성흔(예수 십자가못자국)까지 슬쩍 보여줍니다..

 

2. 일본인 방에 죽은자들 사진들이 있지 않았느냐?

곽도원의 경찰동료는 일본인방에서 죽은자 사진들을 보고 마치 결정적인 증거인것처럼 일본인을 범인으로 확신하죠. 그 영향으로 곽도원도 더 확신하게 되구요. 덩달아 관객도 마찬가지구요..

하지만 사진은 영 다른 곳에 쓰이고 있었다는 걸 후에 확실히 보여줍니다. 어디한번 볼까요?

영화에서 그나마 환상이나 꿈이나 소문속 내용이 아닌 현재적인 사실행위로 일본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일본인 굿장면과 쫓기는 장면이죠.(그 외 모든 것은 현실인지 불분명하게 처리되었음, 카더라식) 

일본인은 트럭에서 박춘배의 시체를 발견하고 그의 사진을 찍어,, 장에나가 닭을 직접 사고, 목욕재개하고, 박춘배 사진올려놓고 굿을 하지요.

그때 바로 사진의 쓰임새를 분명히 보여줍니다.. 일본인은 사진속 인간들을 죽이거나 저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종의 구원의 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죽은자를 살려내는 것이었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것이었든.. 그가 행하는 것은 일종의 구원의 굿이었던 것.

 물론 천우희의 방해로 중간에 쓰러지는 바람에 미완성으로 끝났지요. 정신을차려 트럭에 허겁지겁 달려가보니 이미 박춘배는 이도저도 아닌 좀비상태로 머물러 가버렸구요. 구원이 실패하고 곽도원 일행에게 쫓기게 되지요. 아주 인간적인 모습으로..절벽에서 고통스러워하기도 하고..(관객들은 이지점에서 악마가왜 고통스러워하나 의아해하죠.. 감독은 자꾸 알려주고 있지만..이미 현혹된 관객들은 알아차리지 못합니다..예수도 부활전까진 인간의몸으로 고뇌도 하고 모든 고통을 느꼈죠)

결국 사진들만으로는 일본인을 악마로 몰 수 있는 증거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인간의 편으로 볼수있는 반대증거로 유력합니다.

 

3. 그렇다면 마지막에 동굴속 악마형상은 무엇이냐? 악마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느냐

이 부분이 많은 이들로 하여금 일본인을 악마로 확신하게 만드는 부분인데요..

극 흐름상 그 시점에 이미 마을사람들이며 관객들이며 다들 의심을 넘어 거의 확신하며 일본인을 악마라 결론짓고 있는 상황에..

감독이 일본인은 악마 맞습니다!하며 유치하게 시각적으로 재차 확인시켜주기 위해서였을까요??

절대 네버 아니라 봅니다.. 그건 너무 유치하죠..오히려 감독이 던지는 마지막 가장 큰 최후의 미끼죠.. 아니..미끼라기보단 감독이 대놓고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일수도... 하지만 현혹된 관객들은 감독이 무슨말을 해도 그냥 악마모습에 집착...

악마모습이 너무 뜬금없지 않았나요?

감독이 굳이 극흐름과 상관없어보이는 동굴씬을 등장시켜(사실 스토리전개상으로는 곽도원의 씬과 이질감있는 별개의 내용같이 보이는) 신부부제와 알듯모를듯한 선문답 대화를 오랜 런닝타임 등장시킨 것은 과연 무슨 이유였을까요? 

여기에 포인트가 있다고 봅니다. 감독이 너무나 관객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를 일본인을 통해 하고 있는 것이지요.

예수가 부활했을때 제자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하죠.. 당시 예수의 부활모습이 무언가 다른 형상이었을수도 있거나..인간은 이미 의심을 넘은 확신으로 어떤 형상이든 믿지 않았던 거죠.

그리고 나는 나다. 나에게 살이 있다며 성경 부분을 대놓고 대사로 인용합니다.

신부부제(인간)는 이미 일본인이 악마라는 확신과 의심을 갖고 낫을 들고 왔습니다.. 이는 영화오프닝 성경구절과 수미쌍관의 장면입니다.

일본인이 어떤 외모형상을 하고 있는지는 이미 중요치 않다는 거지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지..(뭣이 중한지도 모르고...ㅋ

감독은 일부러 대놓고 보란듯이 악마형상을 제대로 그려냅니다. 너무나도 전형적인 기독교적 뿔난 악마의 모습으로 !(신부부제의 입장에서 악마의 형상은 바로 서양 악마의 그것!) 

자 내모습이 이렇다 그래 나는 니가 생각하는 바로 그 전형적인 악마의 모습이다. 이런 나를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

이는 일본인의 인간에 대한 물음임과 동시에 감독의 관객에 대한 물음이기도 합니다.

결국 마지막 악마의 모습이 나왔다고 일본인을 단순히 악마로 결론 지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입니다. 신부부제=인간=관객이 믿고 싶은 모습을 감독이 친절하고도 자세하게 조롱하며 보여주었을뿐..

더 재미있는 것은.. 등장인물마다 목격하는 악마의 형상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건강원 주인과 곽도원이 환상?과 꿈에서 목격하는 일본인악마형상은 뭔가 동양적인 도깨비의 얼굴..그런데 눈이나 디테일한 부분은 둘이 조금다름.. 영화시작시 건강원주인이 본 일본인악마의 눈은 뱀눈!(뱀 마이 잡아잡순 건강원주인시각ㅋ),곽도원은 시뻘건 눈....

그리고 마지막 신부부제가 바라보는 악마의 모습은 전형적인 뿔난 기독교적 서양악마의 형상..

각자 다르게 자기가 보고싶은 형상 아닌가요? 사람마다 분장 일부러 틀리게 한것..우연은 절대 아니죠..분명한 감독의 의도라고 보입니다.

결국 각자 보고싶은 악마의 형상을 볼 뿐..스크린에 보이는게 진실은 아니라는 것!!.

 

4. 그럼 도대체 마을사람들의 역병과 환각과 미친살인은 누구 탓이란 말이냐?

그간 의견들을 살펴보니... 다수의견은 역시나 천우희=마을사람들=곽도원 모두가 지적하고 확신하듯이 일본인이 저지른 짓이다..라는 것인 것 같고..

소수의견으로 그냥 버섯탓이다 라는 의견으로 갈리는 듯 하더군요..

 

<<저는........ 천우희 짓이라 봅니다.>>

서두에 밝혔듯이 감독은 전작들을 볼 때 매우 염세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본성과 인간현실은 지옥같이 비참하며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한다해도 과연 선한 존재일까. 인간을 위한 존재일까? 혹시 인간에 무정하고 냉정한 존재는 아닐까..라는 의문의 연장선상에서 곡성을 풀어가고 있다고 봅니다.

신, 초월적 존재에 대한 회의,, 나홍진이 생각하는 신은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선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냥 자연의 섭리처럼 때로는 냉정하고 폭력적인.. 어찌보면 인간을 장난감처럼 아무렇지않게 불행으로 몰아넣는.. 선하다면 인간을 불행하게 그냥 둘 리는 없으니까요.

신=천우희의 존재를 인간을 위한 선한 존재라 전제하는 순간 이 영화는 영원히 풀리지 않는 미궁속에 빠집니다.(설사 일본인을 악마라 결론짓는다해도 의문은 해결되지 않음)

하지만 신이 인간의 편이 아니다..  꼭 인간의 편이라 볼 수는 없다..라고 발상의 전환을 하는 순간.. 영화의 스토리가 풀려갑니다.

몇번 등장하지 않는데도 천우희는 내내 곽도원에게 일본인을 대놓고 귀신 내지 악령으로 몰며 부추깁니다.

즉 인간을 부추겨 일본인을 내쫓도록 유도하지요.

좀더 나아가 생각해봅시다. 모든 것이 일본인을 내쫓기위한 천우희의 기획이라면? 예수를 내쫓기위한 토착신(유일신을 믿는 입장에서는 토착신이 악마일 수도 있음)의 기획..

마을사람들에 침투해 역병을 일으키고 살인을 저지르게 하여 흉흉한 소문이 돌게 하고,, 한편으론 환각과 꿈을 통해 일본인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을 키워 모든 책임을 일본인탓으로 돌리게하고,, (불난집에서 곽도원이 천우희를 만난 직후 천우희가 사라지고 바로 일본인도깨비가 튀어나오는 꿈을 꿈)

곽도원일행이 일본인을 쫓다가 절벽에서 놓치고 트럭타고 돌아가려하자.. 일본인을 잡아서 달리는 트럭에 던져주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곽도원과의 골목씬에서.. 곽도원은 천우희의 입은 옷과 바닥에 떨어진 딸의 핀을 보고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모든 것이 니가 한짓이구나.. 천우희한테 모든 것을 속았음을.. 천우희 손을 뿌리치며 집으로 뛰어가버리죠..

사실 감독이 대놓고 보여준 장면인데.. 이미 미끼를 덥썹 물어 현혹되어 버린 우리는.. 그장면조차 곽도원의 어리석은 의심이라고 치부해버리죠.. 결국 의심해서 다 죽은 거 아니냐며..

애초에 천우희 첫등장때 박춘배의 군복, 술집작부의 옷, 딸 머리핀 모두 희생자의 것이고 천우희가 범인이다하는 감독의 대놓고 보여주는 힌트...아니 결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현혹되고 이미 딴생각을 하고 있고..보고도 믿지 않게 되어버린거죠..

에이 설마 그래도 신이..수호신이 다죽이고 그렇게 까지 하겠어??

아니요.. 합니다..  최소한 나홍진이 생각하는 신이라는 존재는요..

'수호'신이라는 것이 어디까지나 우리 인간의 생각일 뿐이구요.. 과연 신이 있다해도 인간을 수호하는 존재일까요..

나홍진은 전작들에서 보여준바와 같이 지독한 염세주의자입니다. 현실은 지옥이다. 폭력적인다. 변할 수 없다. 인간은 무기력하다. 그가 신을 저주하고 원망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신은 없거나..아니면 있다해도 곡성의 천우희처럼 냉정하고 잔인한 존재일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나홍진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5. 그럼 딸에게 저주들리게 한 것은 누구냐?

역시 천우희 입니다. 일본인이 아닙니다.

천우희가 왜 딸에게? 다른 인간들에게 했던 것처럼 일본인에게 적개심을 갖도록 꿈에도 일본도깨비를 현출시키고,,딸을 병들게 하고,, 곽도원을 현혹시키는 것이지요.. 결국 곽도원은 넘어가 일본인을 죽일 결심까지 하게되고,, 죽이게 되고,,

딸이 일시적으로 돌아온 듯 하지만,,그것은 트릭일뿐,, 천우희는 곽도원 가족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려 시험에 들게 합니다(산위에서 천우희가 줌클로즈업해서 본것,, 트럭속 핸드폰울림,, 효진엄마,,,),, 딸은 천우희를 만난후(골목길 머리핀),,다시 미쳐 돌아오고,, 마지막으로 곽도원을 시험에 들게 합니다..닭이 세번 어쩌고..

애초에 딸에게 귀신들린 것이 천우희라는 것은 황정민의 굿을 잘 해석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감독이 치사하게 교차편집을 해서 마치 황정민 -> 일본인 에게 살을 날리는 것처럼 하였으나,,

찬찬히 다시 보면 황정민->딸에게 살을 날리는 것이고(여기까지는 다들 아시는듯),,

다만 한번 더 나아가 황정민은 -> 딸속에 있는 천우희를 겨냥해 살을 쏘는 것입니다.

(일본인에 대해서는 별도로 천우희가 살을 날린 것이구요 산중에서 굿하다 쓰러짐)

자 논리적으로 다시 볼까요?

가설 1) 황정민은 일본인과 한패다, 일본인이 딸에 악령을 씌웠다, 황정민은 딸 속에 있는 일본인에 살을 쏘았다? 한팬데?(앞뒤 모순)

가설 2) 황정민은 일본인과 한패다, 천우희가 딸에 악령을 씌웠다. 황정민은 일본인을 대신해 딸속에 있는 천우희에 살을 쏘았다...

가설 2가 좀더 논리적이라 볼 수 있음..

자 다시 황정민이 천우희에게 살을 쏘았다는 증거로 감독이 흘려주는 힌트는...

천우희는 흰옷입은 여자로 묘사되는데.. 황정민이 살대상으로 쓰는 동물들은 모두 흰색(흰닭, 흰염소), 반면 일본인은 기르는 개며 쓰는 닭이며 모두 검은색..

굿에 왜 마을 장승인가.. 감독이 일부러 도입한 소품인듯.. 황정민은 굿의 클라이막스에 장승을 칼로베고 정을 때려박는다.

장승은 일종의 수호신 토착신을 의미하지 않는가..

장승의 몸에 정을 때려박을 때 딸의 몸은 괴로워하고..눈에 박을 때 딸은 눈을 감싸며 고통스러워합니다.

즉 황정민은 천우희에 살을 쏘기위해 그 매개체인 딸에 살을 쏜것이다..

하지만 고통스러워하는 딸(=천우희)의 호소에 넘어간 곽도원이 굿판을 엎어버리고 중단하게 만들죠..

반면 일본인은 천우희의 살에 쓰러지고,, 구원행위는 중단되고,, 박춘배는 어정쩡한 좀비상태가되고,,일본인은 쫓기고 죽임당하고,,

 

6. 에이 천우희는 마지막에 곽도원에 닭세번 기회를 주며 가족을 구하려 하지 않았느냐.. 소리도 지르고 털썩 주저앉고..

아니요.. 구하려고 기회를준게 아닙니다.. 인간을 위한 신이라면 그냥 구했어야지요.. 닭세번 어쩌고 시험에 들게 하지 말고..

인간을 시험한 것 뿐입니다.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나를 믿어라.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 이들 모두 가족 몰살당한거구요.. 죽은자들 옷..

그렇게 신이라는 존재는 냉정한 존재라는 겁니다.

물론 나홍진 감독의 생각이 그렇다는 거구요 ㅎㅎ

다만 하나 흥미로운 점은 감독의 신에 대한 원망과 책임추궁, 일말의 바램 같은 것이 좀 묻어나 보이더군요

바로 천우희가 곽도원이 끝내 안믿고 천우희가 한짓을 깨닫고 뿌리치고 가버리자 눈물을 머금고 안돼!라며 소리치는 모습, 털썩 주저앉은 모습.. 초월적인 존재가 털썩 주저앉는다라...

마치 신 스스로도 회의를 느끼는 듯한? 인간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듯한 모습.. 감독이 인간불행에 대한 신의 책임을 물으며 신을 원망하며 신에게 반성과 성찰을 바라는 감독의 바램이 표현된 것인듯..

 

7. 황정민이 돌아와 죽은 곽도원 가족의 사진을 찍는 모습은 무엇인가?

많은 분들이 이 대목에서 황정민도 역시 악마 일본인과 한패이고 그 악마의 하수인이다..황정민도 악이다..시체사진을 왜 찍느냐! 사진도 갖고 있지 않느냐! 그게 증거다! 하시더군요..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제 의견의 맥락에서 보자면..황정민은 악마적인 행위를 계속하러 자신들의 범죄현장에 온 것이 아니고,, 천우희가 저지른 범죄현장에 구원의 행위를 하고자 용기를 내어 다시 돌아온 겁니다.

황정민은 초월적인 존재인 천우희의 모습에 직면하여 피를 토한 후 공포에 질려 도망을 쳐버립니다.

절대자앞에서 그의 힘은 너무나 미약합니다.

하지만 나방들의 방해(일본인이 부활후 비로소 초월적 힘 발산으로 보임)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돌아가게 되죠.

곽도원과 통화하며 천우희와 대면하고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이미 곽도원 가족은 몰살당하리라 예상은 했을 겁니다.

묵묵히 집으로 들어가 담담한 표정으로 약간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위에서 일본인의 사진찍는 행위는 구원을 위한 행위라 했습니다.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면 자연스럽습니다.

모두 죽고 너무나 참혹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참혹한 인간현실을 직시하고(사진찍고) 구원의 행위를 계속하겠다는 의지..일본인의 연장선상에서...

어쩌면 마지막에 황정민이 다시 돌아와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나홍진 감독은 그래도 절망이 아닌 희망의 단초를 그리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곽도원까지 다 죽여놓고 희망이라니 좀 웃기기는 하지만요 ㅎㅎ 감독 생각이 그렇다고요)

 

8. 왜 사진인가? 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가??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죽을자, 죽은자의 사진을 찍는가? 물론 영화속 용도는 구원의 매개물이었습니다만.. 감독이 왜 하필 사진찍는 행위를 구상하고 영화에 카메라를 등장시켰을까라는 점이죠.. 무엇을 상징하는 의미인가..

일단 한가지 의미는 추측 가능합니다. 사진은 눈앞에 보이는 것. 현실을 담는 것. 인간들은 눈앞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내지는 눈앞에 보이는 것만 믿고 의심하고 현혹되지 말라는 메세지?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그게 다일까? 무언가 더 있지 않을까... ??

 

 카메라 => 인간처참한 지옥도의 직시 => 찍는다 => 사진....= 영화???

일본인은 카메라로 인간지옥의 사진을 찍고 일종의 구원의 행위를 한다

감독은 카메라로 인간지옥의 영화를 찍고 일종의 구원의 행위를 한다

 뭔가 동질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그렇습니다..어쩌면 감독은 일본인을 모습을 통해 감독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런지요?

일본인은 바로 나홍진 감독 자신입니다.

일본인이 카메라로 인간의 처참한 지옥도를 직시하는 사진을 찍어 굿을 하며 구원코자하는 행위를 하였으나.. 인간들은 그를 악마라 지칭하며 오히려 배척하고 비난하였다...

감독자신도 카메라로 인간의 처참한 지옥도를 직시하는 영화를 만들어 구원의 행위를 하고 있으나.. 사람들은 그를 악이라 지칭하며 오히려 배척하고 비난한다..

하지만 황정민이 다시 돌아와 사진을 묵묵히 다시 찍듯이.. 자신도 여전히 인간현실의 처참한 지옥도를 계속 찍으며 구원의 길로 가겠다....는 감독 자신의 다짐이자 의지를 살짝 보여준것은 아닐까?

 

일단은 여기까지 ----------------------------------------

휴~~~ 내가 써놓고도 너무 기네요... 아마 길어서 끝까지 읽으시는 분은 드물듯 ㅋ

황당하다며 너무 욕하진 마시구요.. 저혼자 머리속 갖고 있긴 아쉬워서 썰 풀어봤습니다.

제 생각이 정답일 순 없지만.. 나홍진 감독이 왜 이런 스토리로 왜 이렇게 찍었을까 어느정도 해결고리는 될 듯..

 

혹시 또 생각나는거있음 더 수정추가할 수도 있구요..ㅎㅎ

암튼 곡성덕에 간만에 지적 예술적인 고민과 충만함이 있었던 며칠이네요..

감독의 세계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것은 아니지만.. 해석하고 보니 참 풍부하고 재미나고 잘 빚은 영화네요..엄지척!

단 편집테크닉적으로 좀 아쉬운 점은...

1. 너무 치사한 편집이 많았음..특히 굿장면 교차편집..너무 대놓고 속이려는 느낌..

2. 좀비와의 싸움씬이 너무 길고 마치 좀비영화가 된것처럼 뜬금없었다는점..

 

이상 영화를 좋아하는 아마추어의 내멋대로 분석이었습니다^^

------------------------------------------------------------------------ 끝.

<추가>

9. 나홍진감독의 인간 악마성 근원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고 있는 단초?

추격자에서는 이유없는 사이코패스자체, 아무런 이유가 없이도 인간이 악마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황해에서는 사회적 경제적 집단적으로 결합된 역학관계로 악마성이 발현되는 것을 보여주었다면..

곡성에 이르러서는 인간의 악마성 근원을 인간자체가 아닌 외부적, 악마적 신의 조종에 의해서 발현되는 것으로 시각 교정? 나름 자신의 해답을 찾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드네요..

곡성에서의 인간들(마을사람들)은 전작들과 달리 본성이 악한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 평범한 일상인들일 뿐이지요. 하지만 하루아침에 가족을 죽이는 악마로 변해버리죠. 곽도원의 딸처럼 ㅠ

자신의 본성이나 의지가 아닌 딸같이 순수한 존재도 신이든 무엇이든 외부의 초월적 힘에 조종당해서 악마로 되어버리는 것뿐.

혹시 나홍진감독의 인간에 대한 시선이 냉철함에서 연민으로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인간은 무기력하고 애초 결정권이 없는 존재일뿐.. 하지만 악마가 된다면 이는 이를 조종하는 절대자의 책임이다?

인간에겐 연민과 면죄부를,, 신에게 책임과 원망을.....  자신이 탄생시킨 추격자의 이유없는악마 하정우에게도 황해의 절대악마 김윤석에게도 이제 면죄부를 주고 싶은 것인지..ㅎㅎ

음... 이제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들은 선하고 착한 영화가 나올라나요? ㅎㅎ

상상의 나래가 끝이없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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