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The Servant, 2010)

방자전 (The Servant, 2010)
요약 한국 | 시대극 | 2010.06.02 | 청소년관람불가 | 124분
감독 김대우
출연 김주혁, 류승범, 조여정, 류현경  
홈페이지 http://www.bangja2010.co.kr/ 

사극을 색다르게 해석하는 김대우 감독의 세번째 작품이다. "스캔들"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극을 재미있게 보고 "음란서생"에서 기발한 발상을 잡아챈 사람이라면 이 작품은 당연히 봐야할 것이다.

이 영화는 제목이 의미하는 바 그대로이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애틋한 사랑이라는 기존 공식을 과감히 깨고서 성춘향이 원래는 방자를 사랑하는(혹은 방자가 성춘향에게 작업을 걸어 사랑하게 만드는) 흐름을 가지고 있다.

원래 방자는 이몽룡의 몸종인데, 이 영화에서는 방자가 대대로 노비가 아니라 단순히 "고용된 하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조선시대 노비는 완전히 예속된 형태와 고용된 형태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춘향이 술집에 속해 있다는 점과 대응을 시키기 위해서 고용 노비 형태로 설정을 한게 아닐까. 이럴 경우에는 소속된 주인집에서 "새경"을 받는데, 새경을 못 받거나 어느 정도 기간이 되면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다. 영화 첫 장면에서 통속소설가가 시중에서 큰 돈을 번 "이서방"의 이야기를 쓰려고 하는 것도 관급 납품으로 인해서 큰 돈을 벌어 이서방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조선 후기로 오면 전통적인 양반 가문이 몰락을 하고 중인이나 양인들이 성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도 방자와 같은 경우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원래 춘향전은 시대 배경상 임진란 이전이라서 이 영화가 완전히 시대 배경과 일치시킨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이 영화에서, 방자와 춘향과 이몽룡 외에도 캐릭터들이 많이 살아 있는데, 원작에는 없는 마영감, 열정적으로 변신한 향단이(향단이 역시도 주인이 돈을 주어 독립하게 만드는 하녀에 속한다), 월매 등이 영화를 풍요롭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캐릭터는 관객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집어 엎어버린 "변학도"였다.

영화 "마더"에 형사 역할로 잠깐 나왔는데, 이번 영화에서 그 말투가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로 관객을 사로 잡았다. 백번 말로 해도 소용이 없다. 관객들은 이 영화로 인해서 상당히 재미난 배우를 발굴했다. "ㄷㅠㄱ됴".
 

사족 1 : 통속소설가 역할의 공형진은 정말 미스캐스팅이다. 현대극에서라면 혀짧은 소리도 문제없지만 사극에서는 "했소이다" 발음이 부정확하여 듣는 사람이 영화 몰입을 방해받을 정도였다. 특히, 분위기 있는 이서방 역의 김주혁과 대화할 때 공형진의 무게감이 너무도 가벼워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을 받았다.
사족 2 : 남양주 서울종합 촬영소를 너무 많이 우려 먹는듯 하다. 음란서생에서 나왔던 그 세트장을 또 활용하였으니, 보기에 친숙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비용 절감했다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