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스컬 아일랜드 (2017) Kong: Skull Island
평점6.6/10
액션/어드벤처/판타지/SF 미국, 중국
2017.03.08 개봉
118분, 12세이상관람가
(감독) 조던 보트-로버츠
(주연) 톰 히들스톤, 브리 라슨, 사무엘 L. 잭슨, 존 굿맨, 토비 케벨, 존 C. 레일리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중반까지 헐리우드에서는 "일본 자본의 헐리우드 진출"에 대해서 무척 신경을 썼다. 가장 대표적인 영화가 숀 코네리 주연의 "떠오르는 태양"이었다. 적어도 그 영화에서는 일본 문화를 동경하면서도 일본을 경계하는 시선이 담겼다. 2000년 이후 시장 개방을 통해서 자본주의 세상에서 사회주의식으로 살고 있는 중국이 세계에 전면으로 나오면서 중국 자본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형태는 일본이 진출하던 방식과 달랐다. 소니가 미국 영화 배급사를 살때만해도 사람들이 광분했는데, 중국 자본은 영화 제작에 돈을 대기 시작했는데도 반응이 달랐다. 열렬한 환영?
이 영화는 중국 자본이 잠식한 헐리우드 영화가 어떤 식인지 보여준다. 관객 입장에서는 자본이 제작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으니 눈으로 본 것들만 나열해도 될 것이다. 첫째, 스토리가 매우 황망하다. 둘째, 꼭 중국인 배우가 나온다. 셋째, 과장이 극에 달한다.
킹콩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았다. 그리고 몇년 전에도 피터 잭슨 감독이 잭 블랙 등과 함께 영화를 찍었다. 이 영화는 마치 그 후속편이라도 되는 듯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는데, 전편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내용을 보자면 이 영화는 마치 "지옥의 묵시록"을 따라한 느낌이다. 아니 아예 그 영화에 대한 오마주인지 아니면 모독인지 모르겠다. 헬리콥터 공중 강습 부대를 끌고 스컬 아일랜드로 향하는데, 이 부대가 수송 부대 + 전투 부대 역할을 같이 하고 있다. 느낌이 오지 않는가? 좀 더 설명을 하자면 "지옥의 묵시록"에서는 "킬 고어" 대령이 공중강습 부대를 이끌었다. 특히 헬리콥터로 돌진할때 음악을 크게 트는 부분이 많이 닮았다. 또한 해질녘 장면도. 그리고 캐스팅에서 보자면 사무엘 잭슨이 맡은 대령은 말론 브란도을, 톰 히들스톤이 연기한 콘라드는 마틴 신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태평양 전쟁 당시 추락했던 조종사는 취재 중이던 기자를 연상시킨다. 애초부터 콩을 "킹"으로 칭한다는 자체가 무리이다. 그렇게 큰 짐승들이 사는 섬 자체가 존재할 리도 없지만 그런 섬에 지나치게 큰 짐승들이 살고 있을리 만무하다.
또한, 이 영화를 국제정세 관계에서 해석해 보면 재미난 그림이 나온다. 킹콩은 은둔한 실력자 즉 중국을 뜻한다. 탐험대는 미국이고 스컬 괴물은 러시아. 특히 사무엘 잭슨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면서 미국이 만든 헬리콥터를 자랑삼아 말한다. 그 부분에서 "실력자" 미국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은둔자와 협력하여 괴물을 물리쳐야 한다는 메시지. 지나치게 앞서 나간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