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마돈나 Like A Virgin , 2006
요약 한국 | 드라마, 코미디 | 2006.08.31 | 15세이상관람가 | 117분
감독 이해영, 이해준
출연 류덕환, 백윤식, 김윤석, 이상아
?
포스터에 이런 말이 있다. "뒤집어집니다"
분명히 시사회 끝난 다음에 누군가가 저렇게 말을 남겼을 거다. 그래서 마케팅하는 사람이 인용했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 정말 뒤집어진다. 속이 뒤집어지는게 아니라 너무 재미있고 너무 기발해서 뒤집어진다.
?
이 영화도 다른 영화처럼 미리 CF를 찍었다. 두 사람이 옥상에서 춤을 추고 있는데, "천하장사 마돈나"인데 어째 덩치는 천하장사이나 마돈나는 나올 듯 하지 않았다. 유명 배우도 안 보이고 영화를 봐야할 이유는 딱히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희한하게 눈길이 갔고 이 영화를 보면 후회할 건수는 전혀 없는 듯 했다.
?
그랬다. 일단, "싸움의 기술"에 백윤식 아저씨가 나오니까 어느 정도 먹힐만 했다. 하지만, 여기서 백윤식 아저씨는 그저 "고수"일 뿐 싸움의 기술처럼 앞에서 뛰지 않았다. 아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주력 쌈군으로 문세윤을 앞세운 세 거구가 밀고 나온게 아닌가. 거기다 별똥대로 뺀질이 씨름부 주장까지 가세를 했다. 이제 좀 한숨 돌리려는데 난감하기 이를데없는 초난강께서 한층 분위기를 올려주는게 아닌가. 살랑해에 하던 그 느끼한 발음이 어찌나 이 영화에서는 잘 어울리던지.
게다가 주인공의 아버지는 어떠한가. 모 공중파의 아침 드라마에 하희라의 전남편으로 나오는 이 분은 "가드 올리고"를 연발하면서 연신 시선을 분산시켜주시고 "나 결심했어"라면서 매주 자기 적성을 찾아가는 친구는 또 얼마나 배꼽을 흔들어 주시는가. 쌍둥이라 더 도움이 된다며 주인공을 내내 괴롭히는 조연은 또 어떠한가.
영화가 재미있으려면 한두 사람만으로 안된다. 영화는 이것저것 잡탕같이 끓여서 각자 국물이 진득진득 나올때 그 맛이 잘 어우러져야 비로소 먹을만 하다. 소재 자체로는 그다지 끌릴만 하지 않았지만, 느끼한 소재를 달짝지근하게 포장한 인물들, 매콤함을 곁들인 에피소드들은 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뭉클하고, 보고 나서는 그래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주어서, 머리 속에 내내 남아 있을만한 영화가 될 것이다.
------
이언씨는 이제 갔습니다.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