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My Scary Girl , 2006
요약 한국 | 로맨스/멜로, 스릴러 | 2006.04.06 | 청소년관람불가 | 110분
감독 손재곤
출연 최강희, 박용우, 조은지, 정경호
달콤, 살벌한 연인 - 과거 있는 여자를 용서하는 시간은 얼마인가
- 속좁은 남자와 사귀는 여자는 얼마나 힘들까.
(이 감상은 영화 내용과 크게 관계없을 수도 있다.)
남녀 관계는 인간이 동물로 암수 구분이 된 상황에서 인간 존재와 그 역사가 같다. 절대 같은 경우가 없는 이 관계에 대해서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나는 이 영화가 그저 표면적으로 여배우 최강희가 킬러처럼 살인을 하기 때문에 "살벌"하다고 표현한 것에 반대를 하고싶다. 이 영화는 남녀 관계의 미묘한 밀고 당기기를 조금 "살벌"하게 표현했다는게 맞다.
먼저, 인물 분석을 해야 한다.
최강희. 벌써 연애에 몇번 실패한 여자. 첫사랑은 나이 많은 사람이었고 두번째는 좀 개망나니. 아직 세번째 사랑은 시작하지 못했다. 같이 사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남자친구가 자꾸 집적댄다.
박용우. 연애 한번 못해본 소심남이다. 키스는 커녕 손도 제대로 못 잡아 봤다. 그래서 더욱 더 연애와 연인에 대해 갈망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자기와 수준이 안 맞다고 치부해버리고 비하한다.
최강희의 친구(조은지). 친구의 연애에 대해서 무척 질투가 심하다. 친구가 잘되는 일이면 "배아파"한다.
박용우의 친구. 친구를 도와주는척하면서 자기 이익을 챙긴다.
그럼, 영화 내용 속으로 살짝 들어가 볼까?
살인 - 살인의 행위는 "연인과 이별" 혹은 "헤어진 연인을 잊기"가 아닐까 싶다. 여자든 남자든 연인을 사랑하면서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을 하는데,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졌다면 "새로운 사람"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죽여야 한다. 그러하니 이 영화 속에서 살인은 "이별" "망각"이다. 부가적으로, 사람을 파 묻는 행위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확실히 망각하고자 함이다.
피 - 이는 사랑의 흔적이다. 박용우가 최강희의 집에서 발견한 피는 최강희가 살인을 했지만 땅에 파 묻지 못한(즉, 완전히 잊어버리지 못한) 예전 남자의 흔적이다. 사랑한 사람을 잊으려고 했지만 그 흔적이 알지 못한 곳까지 남아 있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여행 - 한 연인과 관계가 끝난 상황에서, 새로운 연인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다. 최강희는 유학을 준비했다. 그러나 박용우가 나타났기 때문에 흔들렸다. 그런데 박용우는 마지막에 잡지 않았다. 그래서 그 둘은 여행을 떠났고 몇년이 흐른 뒤 해외에서 우연히 만났다.
사실, 제목에서 유추를 했다면 이 영화의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달콤, 살벌한 연인"이다. 연인이라면 처음에는 달콤하다. 소심남 박용우는 최강희랑 첫 키스를 하면서부터 무척 달콤해졌다. 그런데, 최강희의 과거를 알면서부터 두 사람 관계는 "살벌"해졌다. 살인이란 소재 때문에 살벌해진 게 아니라는 소리다.
이 영화를 통해서 최강희라는 캐릭터가 떴다. 그런데 더 주목해야 할 인물은 박용우다. (이 이전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는 스토커로 나왔는데, 그 캐릭터를 생각한다면 이 영화에서는 획기적인 변신이다.) 박용우가 표현해야 하는 인물은 매우 소심하면서 연인 관계에서 소유욕이 많으며 연인의 순결을 매우 희망하는 동시에 깨진 믿음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괴로워해야 한다. 박용우는 매우 훌륭하게 이 역할을 소화했다. 어쩜 그렇게 소심하고 또 어쩜 그렇게 남녀 관계에서 따지기를 좋아하고 어쩜 그렇게 지독한가.
과거란 무엇인가. 그 사람이 지나온 예전 시간이다. 과거가 없는 사람이 있나? 과거가 없는 여자/남자가 있나? 현재 상대방의 모습만 사랑한다면 반쪽이다. 사랑은 상대가 걸어온 길까지도 가슴으로 안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이 영화와 같다.
이 영화에선, 과거를 용서하는 시간이 3년이라고 조심스레 답한다. 여러분들은?
내가 한명만 죽였어도 어떻게 해볼려고 그랬는데
미치겠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