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哭聲) THE WAILING, 2016 제작
요약 한국 |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 2016.05.11 개봉 | 15세이상관람가
| 156분
감독 나홍진
출연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천우희
홈페이지 goksung.modoo.at
"추격자"와 "황해"를 만든 나홍진 감독이 20세기 폭스사 투자로 영화를 제작
했다. 영화는 전라도 "곡성군"을 배경으로 했지만 제목에도 중의적 의미를 담
고 있다. "추격자"가 영화 내용을 설명하고 "황해"가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
연을 보여주듯이 "곡성"은 영화를 보는 내내 혹은 보고 나서 "통곡 소리"를
보여줄 듯 했다.
제작 기간이 꽤 길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시간 순서대로 흐르는 것
처럼 했지만 배경이 많이 바뀌었다. 어느 시점에서는 푸릇한 나무와 풀이 가
득했고 어느 시점에서는 메마른 겨울 들판을 보여주었다. 얼핏 보면 눈덮인
들판도 나온다. 그리고 불탄 집에서 무명과 대화를 나눌때는 오래 전부터 사
람이 살지 않는 집을 불태웠다는 느낌이 많이 났다. 어쩌면 감독이 그런 상황
까지 고려했을 수도 있겠다.
이 영화 "곡성"은 3시간 가까운 영화다. 그런데 감독이 어찌나 영화를 잘 만
들었는지 지루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감독은 영화를 제대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하여 이 영화가 "정말정말 대단하다"고 평해야 할지는 조
금 의문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무엇이 중헌지 모르는 사
람들한테 중한 것을 알려 줄려고 했을까. 믿음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의심을
그만두라고 말할려 했을까. 현지인과 외지인의 다툼을 말하려 했을까. 공권력
의 허망함을? 곡성 지역에서 일어난 일을? 아니면 천사와 악마? 귀신의 존재
를? 무당을?
비평가들이 말을 많이 하도록 유도한 감독이 정말 대단하기는 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서 이 영화는 감독이 과욕을 부렸다. 감독은 인과율에 따라 주인
공 종구(곽도원)가 호기심을 부려 그 결과로 딸이 피해를 입는 과정을 그릴려
고 했다. 외지에서 들어온 귀신, 무당인 일광, 토속 귀신들은 관객들 시선을
돌릴려는 도구였는데 찍다보니 메인이 되어 있었다. 부녀지정을 표현하려고
그렇게 돌아다니다보니 관객들이 헷갈리고 힘든 건 당연한 것 아니겠나. 하지
만 정작 감독이 하고팠던 말은 영화 "황해"보다 덜 강렬했다. 제목으로도 모
든게 설명 가능했던 "황해"에 비해서 "곡성"은 그냥 "통?곡 소리" 정도만 된
듯 하다.
감독이 배우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끄잡아 낸다.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는 말
할 것도 없고 아역 배우도 인생 최고 연기를 펼친 듯하다. 그리고 한국 와서
엄한 영화에서 욕 많이 보신 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씨는 이 영화 하나로 한국
팬들을 엄청 확보하신 듯 하다.
영화 "곡성"을 통해서 곡성군을 홍보하던 공무원이 자살하려고 뛰어 내린 공시생과 함께 사망을 했다.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