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워 솔저스 We Were Soldiers, 2002
요약 미국, 독일 | 액션, 전쟁 | 2002.05.03 | 15세이상관람가 | 138분
감독 랜달 월러스
출연 멜 깁슨, 매들린 스토우, 그렉 키니어, 샘 엘리엇
실제로 참전했던 지휘관과 기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호주 출신 멜 깁슨이 언제부터인가 "미국 만세" 노래를 부르는 배우가 되었는데, 이 영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글거리는 대사에 "조국을 위해 죽는 영광"을 부르짖는 모습이 과연 월남전에서 그랬을까 싶다. 1980년대도 아닌데 이런 식의 영화를 본다는 건 전쟁 영화 매니아 입장에서 반은 즐겁고 반은 부담스럽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시점"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관찰자인 기자 시점이었으면 그렇게 끝까지 진행해도 무방했을 것이고 아니면 지휘관인 무어 대령 시선이었어도 괜찮았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왔다갔다 한다. 베트남 지휘관, 사병, CIA, 미 국방부, 기자, 미군 지휘관, 사병 가족들.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알겠는데 시점이 일정하지 않으니 오히려 난잡하다는 느낌이다.
제1차 대전 때 참호전으로 전선이 고착된 경험을 했던 군인들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한 우회 공격 전술을 쓸 수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전선을 뚫을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제 1차 세계대전은 비행기라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하였는데, 이 비행기가 점차 발전을 하여 일정 숫자 이상을 실어 나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전선을 하늘에서 공략할 수 있는 부대가 생겼는데 이게 바로 공수부대이다. 독일, 소련, 미국이 모두 공수부대를 운용하였고 전쟁 초반에는 독일의 팔슈름예거가 매우 큰 업적을 보였다. 전쟁 중에 미국이 공수부대를 창설하여 노르망디에서 재미를 보았지만 마켓가든 작전에서 나름 고전을 하였고 소련의 경우 후방 침투 작전이 다소 실패를 겪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미군 공수부대는 한국전쟁에서 다시금 공수작전을 펼쳤는데 2차 대전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다시 말해서 사단급 부대를 침투시키는 작전은 위험도가 너무 컸다.
이에 미군은 새로운 기술인 헬리콥터를 이용하여 대대급 부대를 후방 침투시키는 전술을 개발하였다. 이른바 에어본에 이은 헬리본 전술인 셈이다. 이 영화의 무어 대령은 헬리본 전술을 최초로 시험하는 전장에서 해당 부대를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어쩌면 실패할 지도 모르는 그 역할을 자청한 지휘관으로서 사지에서 부하들이 죽는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슬플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군이 자기 땅을 지키기 위해서 그 나라에 간게 아니라는 사실을 까 먹고 있다는 점이다.
이 영화에서 미군과 무어 중령의 "자랑스런 모습"만 본다면 영화를 반만 본 것이다. 미군이 죽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베트남인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누군가는 영웅이 되겠지만 그를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