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서바이버 Lone Survivor , 2013 요약 미국 | 액션, 드라마 | 2014.04.02 | 15세이상관람가 | 121분 감독 피터 버그 출연 마크 월버그, 테일러 키취, 벤 포스터, 에밀 허쉬 홈페이지 lonesurvivor.kr
데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 이후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끊임없이 확장을 해 왔다. 그게 로마 공화국이 제국으로 발전하여 팍스 로마나를 구현하듯 팍스 아메리카를 구현하는 식이었겠지만 그 수단이 되는 군인들은 아무리 잘 포장해도 결국은 피를 보기 마련이다. 그나마 제2차 세계대전의 경우 "독재자"에 대항하는 명분이라도 있었고 한국전쟁도 "공산화"에 대항하는 명분이 있었다. 하지만 1970년대 월남 실패 이후 "명분"은 퇴색되었고 미디어 발달로 희생자 소식은 빠르게 전파되었다.
누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고 주장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2001년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는 뉴욕 맨하튼의 쌍둥이 빌딩을 날렸고 누군가는 그 댓가를 치뤄야 했다. 하지만 걸프전 이후로 위치가 애매한 이라크는 둘째치고 강한 육군으로 소문난 소련군도 손 털고 나왔다는 아프가니스탄이 알 카에다의 수장을 데리고 있다는 점이 두 나라 모두에게 불행이었을 것이다. 그 옛날 알렉산더 대왕도 원정와서 겨우 손 털고 나갔다는 그 곳에 최첨단 장비와 무기로 무장한 군인들은 소련군을 비웃고 알렉산더를 떠올렸을 수도 있다. (알렉산더는 "알렉산더의 도시"인 알렉산드리아를 7개 만들었는데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가 그 중 하나라는 설이 있다.)
북쪽과 남쪽을 통해 또 탈레반에 반감 많은 집단과 연계하여 쳐들어 갔지만 산지가 워낙 많은 지역이다보니 전체를 지배하지 못하고 역시나 소련군처럼 부분만 통제를 할 수 밖에 없는 미군은 테러집단과 연계된 그 누군가를 잡으려 최정예 특수부대 네이비 씰을 투입했다. 그런데 순박(?)한 양치기 몇에게 들켰다. 여기서 대원들은 고민을 한다. 살려 보내야 하나 죽여야 하나 묶어 둬야 하나. 고민 끝에 이들을 풀어주었는데 그 중 한 명이 탈레반 세력에게 알려 버린다. 산악 지역에서 내전으로 몸을 단련한 탈레반 대원들은 아무리 특수훈련을 받았다 하지만 자기 마당이 아닌 씰 요원들을 압박하고 요리를 해 버린다. 그 중 한 명이 운 좋게 살아 남아 "론 서바이버"가 되었다.
촬영지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정말 돌과 산이 많은 그 곳을 잘 묘사한 듯 하다. 게다가 벼랑으로 뛰어내리는 장면들은 관객들도 억 하게 만들었다. 사실 정치적 입장과 사상 및 이념을 따지면 애초 이들이 아프가니스탄에 간 것 자체가 잘못이기 때문에 선과 악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이해하면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다. 게다가 뜬금없이 아프간인이 구해주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파슈툰완리라 하여 아프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파슈툰 족이 가진 관습법에 의거하여 구해 줬다고 하며 구해준 그 사람은 미국이 보호하고 있단다.)
이 영화에서 묘사하고자 했던 것은 네이비 씰 대원들의 "brothership"이다. 이미 1980년대에 찰리 쉰 주연의 "네이비 씰"이란 영화도 있었지만 "형제"처럼 생각하는 이들의 문화가 있다. 비록 5명 중 4명이 죽었고 또 그들이 죽은 위치나 방식이 다르지만 이들이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가거나 동료를 버리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피로 맺은 가족은 아니지만 형제와 같이 지냈기에 "hey, bro"라는 표현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영화 전반부에서 지겹도록 훈련 장면을 보여주는 것도 그런 brothership을 설명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지만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그 느낌은 그닥 와 닿지 않았다.
더불어 군대 내부에서 학대 사건이 많은 우리 군의 경우 저렇게 "hey, bro"라고 하며 서로 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