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쵸 리브레 (2006) Nacho Libre
평점7.9/10
코미디 미국 91분, 전체관람가
(감독) 자레드 헤스
(주연) 잭 블랙
필시, 잭 블랙이 한국의 "반칙왕"을 본 것이다.
이 영화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이다. 블랙앤화이트 필름의 잭 블랙이 주연을 맡았다. 아니 유일하게 미국인이 주인공이다. 그런데, 멕시코가 배경이고 주인공 빼고 모두 멕시코인이긴 하지만, 마치 토종 멕시코인 같은 잭 블랙이다보니 영화는 오히려 토속성을 더하고 있다.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잭 블랙이 분명하다.
영화 초반을 넘어서 "나초"가 레슬링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았을때, "반칙왕"이 생각났다. 두 영화의 주인공 역시도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두 주인공은 어렸을때부터 레슬링에 심취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리저리 치이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하다 생각했고 그래서 불현듯 용기를 내어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는... 결과야 뻔하지 않은가.
사실, 이 영화의 재미는 "토속성"에 있다. 마치 우리나라 영화 "선생 김봉두"에서 동네 주민들이 직접 출연하지 않았던가. 그랬다. 아주 예쁘장한 여주인공과 매우 느끼하게 생긴 수도사 한분을 빼고는 매우매우 토속적이다. 풍경도 매우 토속적이고 심지어 레슬링 경기마저도 토속적이지 않던가. "반칙왕"에서 장터를 떠돌며 레슬링 시합할때를 보라. 나이 지긋하신 분이 나와서 "얼씨구" 하는 모습이 유사하지 않은가.
잭 블랙과 함께, 이 영화에서 매우 도드라지는 사람은 "구타 유발자들"의 오달수 역할과도 같이 도무지 정렬하기 힘든 이빨을 가진 멕시코 토속인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잭 블랙의 과업을 망치더니만 어느 순간에는 잭 블랙을 위해서 이것저것 가져 오는 모습이 여간 성실하지 않았고, 막판에는 "아주 예쁘장한" 여주인공 수녀를 경기장까지 인도하지 않던가.
멕시코의 한 신부가 고아원 운영비를 벌기 위해서 레슬링판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북두신권에서 보면 남두육성 중 하나가 고아원 아이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이 나온다. 혹시나, 더러운 돈이라고 할 것인가. 영화 속에서는 이미 그런 고민조차도 살짝 언급했다. "정의"를 위해서는 싸워야 한다. 그들의 꿈은 매우 소박하지 않은가. 하긴, 목적으로 인해 수단을 정당화할 수는 없으니까.
여튼, 이 코미디 영화는 재미있다. 풍경이 매우 멕시코 분위기여서 영화 중간에 가끔 시가를 문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판쵸가 나와서 총질할 거 같은데, 실제로는 "나초"가 나와서 판타롱 스타킹에 복면을 하고 거대한 복부살을 흔든다. 뻔한 내용에 뻔한 결론이고 뻔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연기하는 사람들이 매우 토속적이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