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성 (2011)
요약 한국 | 드라마 | 2011.01.27 | 12세이상관람가 | 117분
감독 이준익
출연 정진영, 이문식, 류승룡, 윤제문
홈페이지 http://comic-battle.co.kr
전작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상당히 위태로왔다. 그 전에 "님은 먼곳에"는 그나마 호평이었다.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로 대박을 쳤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감독이 되었다. 그 다음 작품은 "라디오 스타"였다. 대박은
아니더라도 관객들이 무척 좋아했다. 박중훈과 안성기 콤비가 모처럼 찰떡 궁합으로 연기했다. "즐거운 인생"은 뭔가 조금 이상했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지 않았다. "님은 먼곳에"는 영화가 지루해도 수애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원작 만화의 재미를 깨 버렸다. 조짐은 그 전부터 있었지만 이 작품부터 이준익 감독은 좀 달라졌다.
"황산벌"은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다. 대립 구도가 분명하다. 정치적으로는 백제와 신라가 대립하고 있는 판국에 고구려와 당이 껴 든
형상인데, 실제 당사자는 계백의 백제 5천 결사대와 신라 김유신의 부대이며 여기에 당의 장수와 백제 왕실이 껴 있다. 분명한
구도가 있기에 영화를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게다가 벌교 보성의 "거시기"가 거시기하게 거시기해서 영화 자체가 무겁지 아니했다.
이 작품에서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어쩌면 2003년 황산벌을 그릴때 담은 "외세에 영향 받지 말고 자주적으로 하자는
메시지"를 그대로 옮기려 하지 않았을까. 당(현재의 중국)이 고구려(현재의 북한)를 양면으로 압박하지만 신라(현재의 남한)와
고구려가 힘을 합하지 않으면 얻을 게 없다는 걸까? 그 속에 "남남북녀"라고 거시기와 갑순이가 전쟁을 잊고 평화롭게 살면 되나?
"황산벌"은 궁궐은 잠깐 보여주고 대다수 전쟁터를 보여주었기에 세트장 느낌이 그리 안 났다. 그런데 "평양성"은 말 그대로 외성과
내성이 있는 "평양"의 성이기 때문에 스케일이 좀 틀려야 한다. 보장왕이 대문과 가까이 있는 궁궐에서 어쩌고저쩌고 하는 건 좀
그렇다. 그리고 서력기원을 사용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아무리 코믹 사극을 표방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성은 어느 정도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면서, 어쩌면 다음 작품에서 이준익 감독이 제대로 연출하지 못하면 "천만 감독" 타이틀만 가지고 사그러질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