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의 갱들 A Fistful of Dynamite, 1971
요약 이탈리아 | 서부, 어드벤처 | 15세이상관람가 | 159분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출연 로드 스타이거, 제임스 코번
1970년대 초반 작품인데, 이 영화가 한국에서 제대로 상영이 되었는지 혹은 원 제목대로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그때 당시 상황에서 본다면 상당히 위험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멕시코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무척 혼란스러웠다. (어쩌면 멕시코는 계속 혼란스런 상태가 아니었을까.) 한때는 황제가 다스리기도 했고 또 언제는 대통령이 나왔고 그러면서 혁명이 일어났고 그렇게 아즈텍 문명의 후예들은 살아 왔다.
비슷한 시기, 아일랜드에서 영국의 지배에 대항하여 혁명이 일어났는데, 내부에 배신자가 발생하여 실패를 했다. 그리고서 한 남자가 멕시코로 왔다. 온 몸에 다이나마이트를 둘둘 감은 채로. 이 남자는 멕시코에서 가족 전체가 도둑질을 하는 남자와 만나게 되고 "존과 후안", "조니와 조니"의 관계로 같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석양의 갱들"이라는 엄한 제목이 정말 말도 안되게 연출이 되는데, 어쩌면 검열을 피하기 위해서 이렇게 제목을 지었을 수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마카로니 웨스턴", "스파게티 웨스턴"이라고 하는 장르를 만들었다. 레오네 감독의 삼부작은 "황야의 무법자", "석양의 무법자" 그리고 이 작품 "석양의 갱들"이라고 한다. 앞 두 작품은 오락성이 더 크니까 재미로 볼 수 있는데 세 작품을 연달아 보고 나니까 레오네 감독이 뭔가 의도를 담아서 세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분명했다. 특히나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를 볼때는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1968년은 전세계적으로 "혁명의 해"였다. 그러나 혁명의 움직임 이후에는 기득권의 반동이 거세게 몰아졌다. 혁명 세대 혹은 혁명 참가 세대는 그 후 문화 활동으로 전환했을 것이다. 레오네 감독의 작품들을 연달아 보면 그런 경향이 강하게 묻어난다. 적어도 그렇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레오네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소 다르다. "지루하다". 초반 10분은 "반전"을 위해서 그렇다고 치더라도 159분은 너무도 길다. 석양의 무법자에서 보여주었던 느낌과는 또 다르다. 후에 "철십자 훈장"의 주연이 되는 제임스 코번이 다이나마이트를 들고 다니는 아일랜드인 역할을 맡았다. 이 영화에서 코번은 감독의 분신 같아 보였다. 실패로 끝난 혁명을 지속해 보고자 멕시코에서 또다시 동참을 한다. 이제는 실패하지 않으려고 목숨까지 걸게 된다. 지루하기 때문에 이 영화가 감독의 다른 영화와는 흥행이나 인기 면에서 약한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