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Hero, 2002
요약 중국, 홍콩 | 액션, 무협 | 2003.01.24 | 12세이상관람가 | 99분
감독 장예모
출연 이연걸, 양조위, 장만옥, 진도명
이 영화는 분명한 "의도"를 담고 있다. 시장 개방 이후 중국은 급속도로 분열상을 보여왔고 21세기 들면서 지역별 격차가 커짐에 따라 중국이 "통일된 나라"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다. 그 와중에 등장한 것이 "진시황제"였다. 하, 은, 주 이후 분열되었던 춘추전국 시대를 마감한 왕으로 일곱개 나라의 통치자이니 삼황오제의 글자를 따서 "황제"로 칭했다. 청나라 이후 분열된 중국을 재통일한 공산당으로서는 봉건적인 냄새가 나지만 진시황제 영정을 차용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이 영화는 "통일하는 과정과 그 후" 진왕 영정을 암살하려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면서 "왜 진왕이 통일을 해야 했는가. 왜 우리는 그를 따라야 하는가"에 대해서 질문하고 답을 했다. "장자"에 "검" 이야기가 나온다. 필부의 검, 군자의 검, 그리고 천자의 검이다. 사람을 죽이는 필부의 검이나 전쟁을 일으키는 군자의 검보다 천하를 다스리는 천자의 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대 중국으로 들이대면 딱 맞는 이야기가 된다. 무명과 진왕이 나누는 대화가 바로 그 답을 찾는 과정이며 비록 무명이 암살을 위해서 진왕을 찾았지만 되려 진왕에게 설복당해서 물러설 수 밖에 없다고 나온다.
영화의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영화 속 이야기처럼 역사적으로 진왕을 암살하려는 시도는 많았다. 또 그 자격들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이 영화는 제목에서 과연 "누가 영웅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영웅"이 누군지 밝혀진다. 천하를 책임진 자가 영웅이라는 뜻이다. 공산주의의 나라 중국에서 내린 결론 치고는 상당히 "반동적"이지 않을까.
화면은 역시 "장예모" 감독답다. 화려하기도 하지만 볼거리도 많다. 특히 장지이와 장만옥의 대결장면은 볼만하다. 게다가 이야기 관점이 다를때 배우들이 각기 다른 색상의 옷을 입고 나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통치를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취지를 설파하기 위해 만든 영화. 그런데 이게 2012년 한국의 상황과 어쩜 그리 잘 맞아 떨어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