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와 함께 간다 (I Come with the Rain, 2008)
감독 트란 안 홍
출연 이병헌,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 여문락
요약정보 미국, 프랑스 | 범죄, 액션 | 2009.10.15 | 청소년관람불가 | 111분
홈페이지 http://www.icome.co.kr
한국에서도 가끔 감독이 의도한 바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배우들의 연기와 극 흐름이 안 맞듯이 이 영화도 그런게 아닐까 싶다.
한국의 이병헌, 미국의 조쉬 하트넷, 일본의 기무라 타쿠야. 어디에 내 놔도 빠지지 않는 배우 셋을 썼으니, 못해도 중간 이상은
가야 할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관객들이 극장에서 뛰쳐 나갔다. 왜 그럴까?
이 영화 포스터를 보고 다들 "이건 화끈한 액션이다. 조쉬 하트넷이 한국을 방문했으니, 필시 흥행 대박을 꿈꾸는 영화일 것이야.
그러니 당연히 액션일 것이야."라고 생각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기에 일단 일차적으로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 영화는 구성 면에서 너무 관객들을 앞서 갔다. 상처입은 조쉬 하트넷과 과묵한 이병헌, 그리고 이병헌의 여자가
너무나 복잡한 내면을 가졌다. 하나 정도는 그래도 될 것인데, 액션 영화를 표방한 포스터에 속은 관객을 한번 더 뒤집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2000년 전 예수를 오마쥬하듯 빼다 박았으니, 요즘에는 당연히 공감하는 사람이 없지 않겠나. 십자가에
박힌 세 사람 중 양쪽 두 사람은 강도였으니 경찰이었지만 살인을 한 조쉬 하트넷과 양심에 관계없이 살인하는 이병헌이 그 양쪽
사람일 것이고 기무라 타쿠야가 가운데의 예수일 것이다. 게다가 제약회사 사장의 아들로 나오는데 초반부 제약회사 사장의 얼굴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매체"를 통하니 그 의미가 상당히 클 것이다(즉 여호와의 위치). 반성하고 같이 천국에 데려가 달라는
죄수(조쉬 하트넷)과 메시아를 인정하지 않고 침을 뱉는 죄수(이병헌), 그리고 부활의 고통을 괴롭게 견디는 예수(기무라
타쿠야)와 그에 끌리는 막달라 마리아(트란 누 옌케).
이렇게 써 놓고 보면, 배우에 관심 있어 영화를 보지 않는 한, 이 영화는 관객이 찾기 힘들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