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미 라인스 2 - 악의 축 (2006)
Behind Enemy Lines II: Axis Of Evil
평점1.0/10
액션/스릴러
미국 96분, 미국 R 등급
(감독) 제임스 도드슨
(주연) 니콜라스 곤잘레스, 맷 부쉘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웃겼다. 코미디 영화는 분명히 아니지만, 한국에서 군대를 가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미묘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아, 전방에서 군생활한 사람이 아니면 이 영화 속에 들어 있는 내용을 잘 모를 수도 있겠다. 아니, 이 영화에서 엉터리로 말한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웃을 수가 없겠네.
그런데, 이 영화는 굳이 군인이 아니더라도 웃긴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평상시와 매우 다른" 한국의 주체성
이 영화에서 미국 측 인물들은 모두 그때 당시 미국의 실제 인물을 배경으로 한 듯 하다. 콘돌리자 라이스, 조지 부시, 파월, 럼스펠드 등등. 그런데, 이 모두가 한국의 "이" 대사에게 꼼짝을 못한다. 더구나 이 대사는 미국측에 해결방안까지도 제시한다. (그것도 한국 대통령의 허락 없는 새로운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한국은 정보력에 있어서 인공위성을 동원한 미국보다 월등한 "인간 첩보원"을 통해서 훨씬 정확하고 멋진 정보를 제공한다. 북한 땅에서 4시간 전에 찍은 사진을 미국으로 전송하여 대사 손에 쥐어주기까지 한다. 실제 우리나라 정부가 이럴까 잠시 착각도 할 뻔 했다.
미국이 한국의 입장도 고려하면서 또 눈치도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뿌듯하다고 말해야 할지 아니면 영화 속이니까 라고 해야 할지 난감했다. (영화 속에서는 이 대사가 대통령보다 더 힘이 쎄다는 느낌 ㅎㅎㅎ) "이" 대사 역에는 교포 배우인 케네스 최가 열연했다고 한다. 카리스마 있는 연기였는데 젊었을때 영화 많이 찍었으면 인기 많았을거 같다.
이상한 나라 북한
이 영화에서 조연 배우 중에서 일부분은 제대로 한국말을 하는 사람을 뽑았다. 그런데 일부 조연은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른다. "친구"라고 가르쳐 주는 그 "친구"는 한국말을 전혀 못한다. 대충 써 준대로 읽는다. 그런데 중간에 대사가 빠진다. 말을 해야 하는데 스탭들도 몰라서 그냥 패스했다. 이를테면 "어서 저기 가서 말을 하고 와." 이런 대사를 "어서 저기 하고 와" 하는 식으로 끊어버렸다. (네이버 영화평에 보면 독자들이 올린 명대사가 있다. 압권이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3820 데니스 제임스 리가 이 역을 맡았는데, D-War에도 나올 예정이라니 꼭 보기 바란다.)
"빨리빨리" 는 북한에서 "날래날래"다. 어설픈 북한말이 많이 나온다. 한두 사람이 제대로 유창한 북한말을 하는데, 함경도 방언으로 본다면 그 역시도 좀 엉터리다. 압권인 건 "북한국"이라고 쓴 트럭. 과연 그럴까. 우리나라 군대에서 차량에 "한국"이라고 붙이던가.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이 저네들 정식 명칭이다.
정치범에게 싸우자고 총을 줬는데, 자살해 버린다. 그리고 특수 부대가 탈출하는데 탈출하는 정치범들이 마치 "좀비"같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일까. 그 역시 이상한 나라 북한이다.
그렇다면, 군대를 갔다온 사람의 경우 어떤 것이 웃길까.
이상한 부대가 있다
이상하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북한 땅을 종횡무진 누비는 매우 훌륭한 특수부대가 남한에 있다. 그 이름은 "특수기동부대XXX". 세상에나. 남들이 들으면 진짜로 남한에 이런 부대가 있다고 알겠다. 영어는 좀 잘하나. 전 멤버들이 영어를 쓸 줄 안다. 대단하지 않은가. 분명히 북파 공작원들 같아 보이는데, 특수부대다. 이들은 미국의 네이비 씰과 대등하게 작전을 하고 있다.(정대위 역으로 나온 사람은 한국 출신으로 신현주씨가 맡았다. 영어도 나름 괜찮았고, 이미지도 좋았다.)
영화 속 배경이 어디인지 알겠는가? 용지리 라고 되어 있지만, 대체로 "영변"이 아닐까 싶다. 영변은 함경도 윗쪽에 있다. 거기까지 "이상한 부대"가 간다고 생각해 보라. 분명히 하늘로는 침투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미국이가.) 그러면? 딴 거 있겠는가. 걸어서 가는거다. 안 웃긴가?
미국 특공대가 좀 비리비리하다.
영화를 만든 사람이 북한을 좋게 보는건지 모르겠는데, 여기 미국 특수 부대는 한국군 부대보다 더 비리비리하다. 다소 어이가 없다. 미국 군대라고 다 잘 싸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노출된 표적도 제대로 못 맞춘다. 뛰어 내릴때에는 매우 거센 기세로 무엇이든 해결을 할 것 같이 진행을 했는데,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쩔쩔매는 어린애 같다.
하지만, 이 영화가 아주 쓰레기라고 볼 수는 없다.
국제 정세의 이해를 제대로 표현
영화를 자세히 보면, 주변국과의 관계까지도 고려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미국의 시스템이 나온다. 또, 영화 제작한 애들은 자기네 상황을 정확히 간파하고 있다. 물론 영화이기 때문에 허구가 있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우리 정부도 큰 소리를 쳤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실패를 반성하는 듯 한 영화 : 성급한 판단으로 인한 공격
이 영화를 보면서, 이라크를 공격할때 이런 식으로 진행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미국인들의 반성을 엿볼 수 있다. 이건 다분히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이다. 영화를 보면서 저 대상을 이라크로 변경해 보라. 이라크는 그냥 밀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동해 : sea of japan
"이" 대사가 이렇게 말했다. 씨 오부 제판. 어쩌겠나. 쩝.
끔찍한 시나리오
작전계획 5027은 북한의 선제 공격에 대해 반격을 하고 나아가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서 준비한 계획이다. 그런데, 이 계획대로 된다면 적어도 100만명 이상은 죽게 된다. 오히려 미국 애들이 한국의 희생을 더 두려워하고 있는 영화 속 내용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은 아무렇지도 않게 밀고 올라가라고 했던 그 시절을 상기하면, 지금 위정자들이 또 그때와 같이 "아~~무 생각" 없다면 끔찍하다 할 수 있겠다. 정말로.
기법? 기교? 예술성? 글쎄 머 B급 영화에 뭘 바랄까 마는, 이 영화를 보고 나니 여러 생각이 든다. 어차피 예비군이야 끝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