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 (Silk, 2006)
감독 : 수 차오핑
출연 : 장첸, Chun-Ning Chang
실크는 누에꼬치에서 나오는 실이다. 이 영화에서 실크는 영혼을 연결하는 끈을 의미한다. 악연과 호연에 관계없이 인연은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생과 사를 연결하는 끈이라는 관점으로 이 영화를 만든듯 했다.
색다른 물체를 개발한 일본 과학자가 있다. 반중력 물질이라고 나오는데 중력을 "반"만 쓴다는게 아니라 중력에 반하는 물질, 즉 중력을 벗어난 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은 신기하게도 평상시에 볼 수 없는 현상을 볼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이 물질의 용도를 보니까 "나노입자"가 떠올랐다.)
이 과학자는 대만, 중국, 일본의 멤버들을 모아서 귀신의 존재를 연구하는 팀을 만들었다. 귀신 사진을 찍는 전문 찍사가 사망하자 대만 정보부에서 뛰어난 형사를 한명 스카웃한 후에 같이 진행하자고 설득했다. 그리하여서...
전체적으로 밋밋하기는 하나 적절히 공포도 섞었고 또 인연설에 가까운 "실크"도 넣어서 다소 지루하였으나 흥미를 가지고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특히나, 사경을 헤매고 있는 어머니와 이미 죽었지만 어머니와 끈으로 엮여있는 아들, 그리고 어머니를 벗어나려고만 했던 형사가 묘하게 겹쳐 있어서 나중에는 진한 감동으로 눈물을 흘릴 만했다.
다소 아쉬웠던 것은 잘 전개되다가 일본식 우울증과 아울러 이상한 일탈이 시작된 점이다. 일본인 과학자는 결국 세상을 증오하고 있었고 증오가 에너지를 받아서 귀신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도 증오를 가지고 귀신이 되어 영원한 삶을 살겠다고 작정을 한다. 전형적인 일본식 오타쿠랄까. 아니 소통이 불능인 자폐아랄까.
하지만, 영화는 원한이 아니라 사랑이 원혼을 귀신으로 만들어 준다고 나온다. 참으로 괜찮은 결론이다. 결국 일본인 과학자 하시모토는 엉뚱한 걸 알고 있었다. 영화 내용은 밋밋했지만, 결론으로 보자면, 부모와 자식의 사랑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