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그 영혼과 진실
버나드 리테어 지음, 강남규 옮김, 참솔
일단, 책이 상당히 두텁다. 쪽이 많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기죽지 않고 도전한다면 저자가 왜 이리 두텁게 썼는지 알게 될 것이며, 심리학과 돈에 연관된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이 책은 부제가 "돈의 본질과 역사를 찾아서"라니까 가히 재미나지 않을 수가 없다.
돈은 무엇인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돈은 교환 수단이고 가치 저장 수단이다. 그 외에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돈은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본질에 대해서 논의하자면 경제학은 표면적이고 피상적인 부분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예를 들자면 국가간 혹은 먼 지역 간 교역에서는 금화나 은화가 쓰인 반면에 근거리나 한 국가 내에서는 그 지역 주화를 사용했는데, 경제학적으로 단지 "교환 가치의 차이"라고만 설명한다면 본질에 대해서는 접근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 제목을 보시라. "영혼과 진실"이다. "왜" 돈이 나왔으며 사회의 심리학적 배경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저자는 풀어냈다. 융과 프로이드만 인용했다면 말도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찾았다. 고대에서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특히 중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중성에 대해서도.
두텁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렵게 넘어가지 않았다. 잘 풀어냈다. 번역도 좋았다. 마치 대화하듯이, 아니 또 친절하게 설명하듯이.
요새 한국 사회는 돈 때문에 시끄럽다. 돈의 본질이 무엇인가. 왜 한국에서는 금화나 은화가 없었는가. 왜 우리는 돈에 미친듯이 달려 드는가. 왜 돈이 최고인 세상에서는 여자가 천대받는가. 왜 우리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폐쇄적이어야만 했는가.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저자는 친절히 해설을 했다. 돈에 담긴 신화적, 역사적, 심리적 의미를 이해한다면 한층 더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