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역사학 강의
21세기, 역사학의 길을 묻다
김기봉 저자(글)
문학과지성사 · 2018년 05월 10일
신랄하다. 1980년대 이후 한국민이 신봉하고 있던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역사학계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마구잡이도 패고 있다. 역사학 전공자가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도 같이 맞는 느낌이다. 저자가 무척 힘을 싣었고 또 출판사가 "문학과 지성"이라 그 느낌이 더 깊이 와 닿는다. 많이 아프다.
20세기에 한국이 역사학에 눈 뜨면서 어떤 관점으로 역사를 볼 것인가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E. H. 카의 관점이 혜성같이 등장하였다. 그래서 모든 것을 "과거와 현재의 대화"로 풀이하려 했다. 무지몽매하던 시절에는 이런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 보아도 해석이 쉬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사건조차도 해석을 할 수 없는 상태가 왔다. 이에 대해 저자는 IT 기술이 세상을 움직이고 있는 때에 과거의 해묵은 관점은 버려야 한다고 비판을 했다. 더구나 카의 관점 자체가 문제가 있으며 더 이상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보았다.
역사는 3간 - 인간, 시간,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 저자는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아닌 관계성을 중심으로 보자고 제안하였다. 역사 전반에 대해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들어봐도 좋다. 게다가 저자는 글을 쓰면서 인용문과 출처를 확실하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