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방군
2차 대전과 깨끗한 독일군의 신화
볼프람 베테 저자(글) · 김승렬 번역
미지북스 · 2011년 03월 22일
"상식"을 깨는 책이다.
독일의 "나치당"은 전범이 맞다. 그들은 전쟁을 일으켰고 학살을 자행했으며 온갖 전쟁범죄를 일으켰다. 나치당은 "정당"이면서 군사 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나치돌격대"와 "나치친위대" 등 대놓고 군사조직을 가지고 있었으며 나치당은 이를 통해서 권력을 획득하고 통치하는 데에 썼다. 그래서 "나치"와 관련된 사항은 모두 전범으로 봐도 된다. 그러면 "독일 제3제국의 정규 군대"인 "국방군"은 어떠한가? 그들은 과연 깨끗한가?
독일 국민이 아닌 동아시아의 조그만 나라에 사는 독자는 이제까지 봐 왔던 독일 국방군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착하고 선하고 억울하다"가 아니던가. 이게 상식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아니라고 말했다. 저자가 그냥 말한게 아니고 이 두터운 책의 1/4에 참고 문헌을 달아서 말을 했다.
저자는 프로이센 제국 시절부터 이야기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군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의 독일군이었고 또 보불전쟁 당시의 독일군이었다. 그때 당시에 "반유대주의"가 어느 정도로 팽배해 있었고 그 의식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서술했다. 물론 강제로 끌려간 경우가 많았지만 저자는 소극적인 저항은 크게 인정하지 않았다. 일부 사례들이 있었지만 저항이라기보다 태만에 가깝다 했다. 다시말해 저자는 "독일 국방군도 전쟁에 책임이 있으며 학살 등 전쟁 범죄에서 절대 깨끗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가 서술하는 방식은 분명 매우 학술적이면서 쉽지 않은 방법이었다. 그리고 종전 이후 서독이 "국방군" 이미지를 깨끗하게 만들어 왔는데 종전 30년이 넘은 후 이렇게 서술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다.
번역도 무난하게 잘 되었고 저자 서문 그리고 역자 서문도 훌륭하다. 또한 역자가 후반부에 실은 글도 왜 이 책을 번역할 수 밖에 없었는지 잘 설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