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텐의 엘레오노르
중세 유럽을 지배한 매혹적인 여인
앨리슨 위어 저자(글) · 곽재은 번역
루비박스 · 2011년 03월 20일
부제가 이 책을 다 설명해 준다. 아키텐은 프랑스 남부에 가까운 지역이다. 11세기 경에는 프랑크왕국이 잘게 쪼개져서 파리를 중심으로 한 왕 직속령과 그 외 "공국"들이 있었다. 아키텐은 그 공국 중에서도 나름 규모가 컸던 지역이다. 프랑스와 영국의 "100년 전쟁" 이전만 해도 잉글랜드와 프랑스 대다수 지역이 아키텐공국과 노르망디공국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여공과 노르망디의 앙리(영국으로 건너가서 헨리 2세가 됨)가 결혼하여 사자심왕 리차드와 "대헌장"으로 유명한 존왕을 낳았다. 단지 그 두 왕의 어머니라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데, 그보다 더 대단하다고 한다.
일단 저자가 책을 정말 잘 썼다. 아니 이 두꺼운 책을 술술 읽을 수 있다고? 이는 저자가 이야기꾼임을 보여주는 바이다. 게다가 번역도 잘 되었다. 어색함이 없이 읽을 수 있는 배경 중 하나가 바로 깔끔한 번역 아니겠는가.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엘레오노르"는 영국을 유명하게 만든 리차드 2세와 존 왕의 어머니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 여공께서는 20대때 프랑스 왕 루이 7세와 결혼하여 십자군 원정도 같이 갔었단다. 원정은 웬만한 사람도 쉽지 않은데, 이 분이? 원정을 그냥 간게 아니다. 예루살렘까지 입성했단다. "중세를 지배했다"고 하는데 이 분이 20대때 원정도 갔다 오셨고 그 후 아들들이 왕으로 살았고 80세까지 장수를? 게다가 이 분 재산 규모가 또 어마어마하고? 아니 그럼 진짜 지배하신 거네? 대단하다. 게다가 미모는 또 어떠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빠져드는 책이다.
한 가지 흠을 잡자면 영어로 "퀸"은 우리가 부르는 "왕비"가 아니고 "여왕"이라 해야 할 것이다. "비"와 "왕"은 엄연히 다른 존재가 아니던가. 엘레노오르는 "여왕"이었지 "왕비"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