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별들의 흑역사

별들의 흑역사


부지런하고 멍청한 장군들이 저지른 실패의 전쟁사


권성욱 저자(글)

교유서가 · 2023년 05월 26일


별들의 흑역사 대표 이미지 



학계에 있는 사람이 쓴 책은 아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던 저자는 다양한 영역에서 다양하게 책을 냈는데, 그 중에서 "중일전쟁"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러던 차에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오매불망 기다리다가 어케어케 구해서 읽게 되었다. 


보통 이런 책은 "실폐 사례"를 본인 기준으로 작성을 하기 때문에 읽다보면 저자가 편협하게 보거나 저자의 한계를 느끼기 마련이다. 또 이런 부류의 책은 너무도 많기 때문에 서술 자체가 뻔하게 흐를 수도 있다. 특히 무다구찌 렌야는 항상 포함이 되니 "설마 새로운 내용이 있겠는가" 하여 독자들이 관심을 안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으면서 놀란다. 


첫째는 "뻔한 실패 사례"가 아니다. 제일 걱정한게 인터넷에 떠 돌던 사례 몇 개 들고 "똥별들" 이야기를 쓴게 아닐까 한 거다. 그렇지 아니했다. 19세기와 20세기 역사에서 제대로 "실패" 사례를 뽑았다. 유럽과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사례까지 뽑았다. 


둘째는 이분법으로 나누지 아니한 서술이다. 책을 쓸때 본인의 주장을 우선시 하기 위해서는 주변 요인들을 단순화시켜 버리고 주장에 맞는 내용과 맞지 않는 내용만 뿌리게 되는데, 이 저자는 그러지 아니했다. 복잡다단한 상황에서 그 "별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데도 왜 엇나가는지 주변 상황과 변수들을 충분히 설명했다. 


셋째는 저자의 평가 기준에 맞게 서술했다. 저자가 선정한 별들이 "왜" 정의롭지 못한지에 대해서도 저자 나름의 기준을 제시하여 서술했다. 이는 위 둘째 항과 유사한데, "선악"과 "권선징악"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저렇게 실수한 사람은 벌받아야 하지 않는가"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 책 저자들은 그런 "처벌"이 매우 약했다. 왜 그럴까. 이 점에서 저자는 독자가 생각할 여지를 주었다. 나열된 사실만 읽다가는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 여기서 깨들으면 넷째 항목으로 넘어갈 수 있다.


넷째는 저자도 의도하지 못한 바인데, "권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저자가 유재흥 장군 이야기를 쓰면서 "왜 한국은 창군 초기부터 경험 있는 사람들은 배제되었고 새파란 장교들이 진급을 빨리 하게 되었는지" 간접적으로 썼다. 한국전쟁 초창기에 사단급 부대를 지휘했던 원로 장군들이 위기 때에는 잠시 나왔으나 그 전이나 후에 모두 밀려났다. 이는 "권력"과 별의 역학 관계를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읽다보면 이 부분이 정확하게 와 닿을 것이다.



어느 시대나 의사결정은 힘들다. 이 책에 나열된 별들도 그 시대 상황에 맞게 의사결정을 잘했을 것이다. 평가는 항상 후대에 일어나는데, 가끔은 왜곡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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