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의 신화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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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0 15:26
8월 15일의 신화
사토 다쿠미 지음, 원용진 오카모토 마사미 옮김, 궁리
미디어의 조작, 역사 왜곡, 과거 범죄 은폐. 세계 최초로 원자폭탄 맞은 전쟁 범죄국 일본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한 양심적 지식인이 그때 당시와 그 이후 언론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조작을 했는지 서술한 책이다.
한국인인 우리에게 8월 15일은 무슨 날인가. 1945년 8월 15일은 일본이 무조건 항복한 날이며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이다. 아니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감히 1945년 8월 15일이 "과연 일본이
항복한" 날인가 묻고 있다. 자세히 보면 일본 왕이 포츠담 선언을 수락한 것이 8월 14일이고 미주리호에서 항복 문서에 서명한
것이 9월 2일이니, 8월 15일은 단순히 일왕이 라디오 방송을 한 날에 불과하다.
이 책에서는 "왜 8월 15일"을 그렇게 띄웠는지 설명하고 있다. 일왕의 목소리를 "옥음"으로 묘사하며 "감히 왕께서 직접
방송을 하신" 날로 기억하고자 함이며 "패전"보다는 "종전"의 의미를 부곽시키기 위해서 8월 15일을 기념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저자의 주장은 8월 15일을 무조건 항복한 날로 알고 있는 우리에게 다소 의외인 것이다. 물론 정부 수립도 같이 있어
그것이 진정한 "광복"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높게 치는데, 이와는 다르게 주변 국가들은 "전승기념일"을 9월 2일로 생각하고
있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도 한번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것도 아마 우리가 미디어의 조작에 너무도 익숙하게 당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