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조선의 또다른 이름, 시네마천국
김승구 지음, 책과함께
20세기는 새로운 문화가 기술과 함께 일반인들에게 다가 왔는데, 그 중 하나가 영화 산업이다. 어쩌면 지금의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처럼 영화도 새로운 영역으로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달려들지 않았을까. 1910년 한일 병탄의 아픔 속에서도 민초들의 삶은 새로운 영역에 호기심을 드러냈고 저자의 연구처럼 식민지 조선은 영화에 열광하고 웃고 울었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를 뒤지면서 검증을 통해 20세기 초반 이 땅에서 영화 산업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명했다.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우리의 과거를 기록하였는데, 한국전쟁이 얼마나 우리 문화와 생각을 절단하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언급이 안되었지만, 자생적으로 커 오던 근대화 바람이 한국전쟁을 통해서 폐허로 변했고 그로 인해 없어도 될 1950년대와 1960년대 보리고개와 어려움이 우리 삶을 짓눌렀던게 아닐까 싶다. 새삼스레 미워지네.
특이한 사실은, 조선일보가 1930년대에 영화를 이용하여 소식을 전달하는 신사업을 진행했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의 종편과도 연결이 될 듯 하다. 하지만 그때는 참신한 시도를 통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지만, 지금은 문어발 확장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