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돈, 그 열정과 탐욕
오브리 메넨 지음, 박은영 옮김, 열대림
엉뚱하면서도 흥미롭게 전개하였기에 끝까지 한번에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전혀 무관해 보이는 두 아이템에 대해서 저자가 풀어쓴 이야기는 역시 그들도 인간이라는 점과 아울러, 금전적 문제는 인간이기에 가질 수 밖에 없고 또 가져야만 하는 문제라는 사실을 새삼 인정해야만 했다.
역사적으로, 서구에서는 예술이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성장해 왔다. 예술가라는 직업이 존경받고 제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그들은 언제나 현실적인 문제와 연관되어서 작품활동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가 이야기를 꺼낸 것은 로마였다. 특히,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인해서 매몰된 폼페이에서 "키케로"의 별장을 발굴하여 그때 당시에 정치가가 예술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보여주었다. 그 이후로, 기독교가 유럽 전체를 뒤덮으면서 끼친 영향, 르네상슨 시대에 맞게 새롭게 부활하게 된 계기, 천재라 칭송받는 예술가들의 행적을 짧고 가볍게 보여주었다.
영국의 한 경제학자가 "Cash Nexus"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돈이 없으면 전쟁을 못하고 돈이 없으면 건물도 짓지를 못한다. 그렇다면 돈이 없는데 예술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보면서 "예술은 가난하다"라고 했던 말이 언제쯤에 나왔는지 알게 되었다.
왕정 시절에, 예술가의 후원자들은 돈 많은 귀족이나 왕궁이었다. 초상화를 그리고 인물상을 만들던 그 시절에는 주 고객이 돈 많은 그들이었으니 매우 사실적으로(고객에 맞게 현실적으로) 표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왕정이 무너지고 시민 혁명이 시작되면서 그림은 흐려지고 조각은 추상으로 변했으며 예술한다는 사람들도 후원자가 없어서 굶기 시작했다.(추정)
서두에, 파블로 피카소가 돈 버는 일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 나온다. 마지막에도 역시 피카소 이야기로 끝맺는다. 처음에 나온 이야기는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될 것이다. 중간에 무척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위 조, 예술품이 현금화되는 과정인 경매, 가치를 올리기 위한 일련의 행동들.
이 모든게 경제로 귀착이 되는 것인가. 역시 돈이 최고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인정하기는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