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된다
코시바 마사토시 지음, 안형준 옮김, 생각의 나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이 책은, 누군가가 표지 뒤에 간략하게 읽고난 소감을 썼다. "생각보다 감동은 없다."
코시바 마사토시 명예교수는 다나카 고이치씨보다 먼저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코시바 마사토시 교수는 이미 정년 퇴직을 한 칠순의 노교수이다. 태평양 전쟁도 보고 자랐고 일본의 성장기도 기쳐본 사람이다. 그러니, 속에 담긴 말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래서 다나카씨보다는 두텁다.
그런데 왜 "생각보다 감동이 없다"고 했을까. 곰곰히 책장을 넘기면서 보니까 먼저 읽은 사람이 공감하지 못할 내용들이 많았다. 전전의 일본과 패전 후 일본의 일본에 대해서 우리는 그다지 잘 알지 못한다.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밖엔 없다. 그러니, 그 험난했던 시대를 산 장본인의 글에서,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게 무어겠는가.
일본이나 우리나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는데, 현재 우리의 연구 학풍이 그네들에게 영향을 안 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코시바 마사토시 교수도 상당히 열린 마음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 기존 학계와 충돌이 많았을 법 하다. 그런 면에서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겠다.
노벨 평화상 외에는 아직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꾸준히 연구를 거듭하여 실력을 쌓아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연구자가 많은 일본이 부러울 뿐이다. 서구 기준으로 주는 그 상이 무어 대단하겠느냐만, 이왕이면 받는게 좋겠지. "하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