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연개소문전
김용만 지음, 바다
동북아 지역에서 떠도는 전설의 주인공이자 수없이 많은 고구려 영웅 중 하나인 연개소문. 그러나 우리에게는 되려 전설의주인공으로만 남아있지 실질적인 기록상으로 그 업적을 알 수 없는 안타까운 인물이다. 사료상으로는, 신라 자료도 별로 없는데 어떻게 고구려 자료가 남아 있을까. 더구나 왕이 아니고 일개 재상에 불과한데 실록에라도 많이 남아 있을까.
저자는 이런 안타까운 면 때문에 주변국에 남아 있는 사서들을 뒤져서 그간 연개소문에 대해서 몰랐던 점들을 하나씩 찾아 냈다. 고구려와 수나라 전쟁, 고구려와 당나라 전쟁을 치르면서 국력을 부강하게 하고 외세 압박에도 굴하지 않게 나라를 이끌었다.
헌데, 이 책에서도 여러모로 지적을 하고 있지만, 결국 이세민과 연개소문은 왕과 대신이기 때문에 서로 도달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이세민은 방대한 중국 영토의 무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연개소문은 하늘이 내린 왕을 모셔야 하는 신하에 불과했다. 그래서, 어느쪽이 더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전투에는 이겼어도 전쟁은 결국 질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천년 가까이 이어져온 고구려가 무너져 내렸다.
그런데, 이 책은 의외로 아쉬운 점이 몇 개 있다. 이 책은 연개소문전이지 고구려 망사가 아니다. 워낙 사료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주로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 시기에 있었던 일을 중심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전기라면, 그 인물됨을 중심으로 설명하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