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보트 비밀일기
제프리 브룩스 지음, 문근식 옮김, 들녘사
1980년대 중반, 독일 영화 "특전 U보트"(혹은 "바다의 늑대들")를 보고 감동한 사람이 많았다. 그 시절에 주로 미국 헐리웃 영화 일색이었고 폭력과 살상에 무감각해졌던 우리에게 밀폐된 공간 속에서 미묘한 심리를 나타낸 그 영화는 사람들에게 충격이었다. 영화 속에서 무척 감동 받았기 때문에 그 이후로 계속 잠수함이 나오는 영화에 관심을 많이 가졌고 잠수함에 관련된 책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던 차에, 어디선가 좋은 책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잽싸게 찾아서 읽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잠수함 근무가 얼마나 힘든지 좀 더 뼈저리게 느꼈다. 영화가 외부인의 시선으로 잠수함 내부를 살펴봤다면, 이 책은 잠수함 승무원이 실제로 겪은 일을 사실 가감 없이 있는 현실 그대로 보여주었다. 제 2차 세계 대전을 거시적 관점이나 국가적 관점 혹은 전략적 관점에서 분석한 내용이 태반인데, 사실상 전쟁 속에서 한 개인이 겪어야 하는 현실은 어디서도 표현하기가 힘들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이 더 주목을 받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생생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독일 잠수함을 타고 있다 생각했다. 그래서 폭뢰가 떨어질때 나도 공포에 떨었고 기관이 고장났거나 기름이 떨어져 갈때는 불안감을 가졌고 어뢰로 적 상선을 부술때면 혹은 구축함과 대적할때는 같이 긴장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