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아버지
팽지 편저, 최현 옮김, 박우사
이 책은 황제를 탄생시킨 아버지들에 대해서 서술하지 않았다. 이 책은 중국 역대 왕조에 존재했던 환관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환관은 보통 내시라고 하여 거세한 남자를 일컬었다. 하지만 때때로 정치에 영향을 주어 나라를 망하게 하거나 흥하게도 하였다. 정치 권력은 남자라면 누구나 추구해 왔다. 거세가 되어 남자로서의 야망을 잃어버렸다 하더라도 여전히 권력 맛을 알게 되면 어떻게든 변하게 되어 있는게 사람이다.
남자로서 상징을 제거한다는 건 무사에게서 무기를 빼앗는 것과 같다. 환관은 무기가 없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서 무기를 만들었다. 무기는 감정이 없다. 다만 무기를 사용하는 자가 감정을 가질 뿐이다. 환관이 무기를 쥐는 순간, 환관이 어떤 감정을 가지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정상 남자보다 하나 부족한 환관은 자신의 핸디캡을 없애기 위해서 부던히 노력했을 것이다. 그 노력의 결과가 나라를 망하게 한 경우도 간간히 있다. 환관 조고가 시황제 사후에 행한 짓은 중국 최초 통일 왕조인 진을 멸망시켰다. 정화는 환관이지만 명나라의 이름을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저 멀리 인도양까지 떨치게 했다.
환관이 황제의 아버지라고 호칭을 받았다면 생식의 도구가 없어진 남자가 아버지가 되었다는 모순적인 면을 가지고 있다. 황제의 아버지라고 해서 황제를 탄생시킨 아버지를 생각한 내가 표면만 보고 선택한 이 책에서, 그나마 생각해볼만한 꺼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