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추이 즈위안 지음, 장영석 옮김, 창비
5번째 책이다. 매번 이렇게 읽고 있으니 내가 꼭 동북아시아 지식인들이 주욱 모여 있는 방에서 귀를 열고 그 사람들 이야기를 경청하는 듯 하다. 이 책은 중국 본토인이 중국의 방향에 대해서 기록을 했다. 그것도 각 나라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식인만 모인게 아니라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에 대해 공부한 지식인들도 포함이 되어 있다. 그러니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게 흘러가겠는가.
이번 책은 실로 중국의 속내를 볼 수 있는 책이다. 우리가 공산화 이후로 "죽의 장막"이라 불렀던 중국. 가까이 있으면서도 실상은 잘 모르고, 남북 관계에 있어서 북한이 의지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다. 과연 우리는 문화대혁명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그 속에서 고민했고 또 중국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렇다. 이 책은 우리가 가진 의문에 조금이나마 답을 주고 있다.
우리는 20세기 중국의 정치적 사건들만 머리 속에 담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난 그런 듯 하다.) 하지만 사상적 흐름에 대해서는 상당히 무지했다. 어떻게 해서 흑묘백묘가 나왔는지 이해하는 수준은, "못살아서 그랬다" 정도 밖에는 인식을 하지 못했다. 제자백가니 양명학이니 하여 근대화 이전의 중국 사상사는 많이 알았지만, 현대사에 있어서 우리는 반공을 등에 업고 너무나도 눈과 귀를 막았다.
중국이 가는 길을 살짝 엿보겠다면, 이 책을 보라. 비록 좌파적 지식인들이 위주라서 지루한 면이 있지만, 창비의 책은 읽을만 하다.